복지관 노래교실에 푹 빠져 사는 70줄의 할머니가 음반을 발표, 평생 소원이던 가수의 꿈을 이뤘다.
타이틀 곡 ‘해뜨는 서산’을 필두로 모두 12곡이 담긴 음반을 낸 주인공은 최경용(70·충남 서산시 읍내동) 할머니.
최 할머니는 어릴 적부터 가수를 꿈꿨지만 완고한 부모 탓에 포기한 뒤 결혼을 하면서 희망을 송두리째 접어야 했다. 장성한 2남 2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혼자 살면서 노래 부르기를 취미 삼아 지내며 무료함을 달랬다. 2001년부터 서산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노래교실 프로그램에 푹 빠졌다. 10여 년간 노래 교실 생활을 지속하면서 가수의 꿈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음반 취입의 꿈을 향해 부심하다 마침내 지난해 친분이 있던 작곡가로부터 곡을 받았다. 4개월이 넘도록 이어진 연습 끝에 세상에 음반을 내놓았다.
최 할머니는 미리 말하면 혹시라도 자식들이 말릴까 봐 음반 취입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만만치 않은 비용도 수년간 아껴둔 용돈을 털어 해결했다. 타이틀 곡 ‘해뜨는 서산’은 작사도 손수 했다.
최 할머니는 “늦깎이 가수가 된 노년이 젊었을 때보다 더 재미있다”며 “무엇보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이뤄낸 게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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