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기술전문학교인 한국폴리텍대학이 지난달 교수 20명을 채용하며 이 대학 출신 교수를 3명 임용해 눈길을 끈다.
서울정수캠퍼스 자동차과에 임용된 이주호(49) 교수는 차체수리도장 경력 25년의 베테랑이다. 운전병으로 전역한 이후 곧장 자동차정비소에 취업해 실력을 쌓았다. 현장에서 익힌 기술을 이론과 결합시키기 위해 2007년 폴리텍대 서울정수캠퍼스에 입학했다. 이후 학업을 이어가 지난 해에는 서울과학기술대에서 차체 도장 분야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SK 그룹이 지원하는 자동차 전문직업교육프로그램인 SK 해피카 스쿨에서 2009~2015년 가르치며 강단에 설 생각을 했다는 그는 올해 모교에서 꿈을 이루게 됐다.
화성캠퍼스 자동차과에 신규 임용된 임병철(49) 교수 역시 자동차정비 경력이 26년에 달한다. 자동차정비소에서 일하면서 1998년 폴리텍대 인천캠퍼스에 입학해 산업학사, 2009년 서울과학기술대에서 자동차 엔진분야 석사학위를 땄다. 2004년에는 국가기술자격증인 자동차정비기능장, 2014년 냉각수ㆍ엔진오일ㆍ연료 공급 등의 역할을 하는 자동차 펌프 시험 장치 특허도 취득했다. 임 교수는 “야근으로 지각을 해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자청해 빠진 부분을 알려주던 교수들 덕분”이라며 “폴리텍대에서 미래를 찾을 수 있었던 만큼 후학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강서캠퍼스에 부임한 이협건(33) 교수는 2006년부터 국내 유수의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다. 2003년 폴리텍 인천캠퍼스에 입학한 그는 2005년 산업학사를 취득 후, 국내 대학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근 각광받는 사물인터넷(IOT) 전문가인 이 교수는 “최신 기술을 전수하는 교수가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의 교수 임용은 실무능력을 우선시하는 폴리텍 대학 채용 과정도 한몫 했다. 나이에 제한이 없고, 전문학사 이상으로 현장실무경력 5년 이상인 전문가는 누구든 교수직에 지원할 수 있다.
이우영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실력이 곧 스펙인 시대”라며 “산업체 근무경력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우수 인재를 지속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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