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서 또는 자녀들이 원해서 반려동물을 키워볼까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많은 시간과 비용뿐 아니라 가족들의 상당한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강아지나 고양이 수명이 10년 안팎이 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강아지를 가족으로 들이기로 마음 먹었다면 이제 어떤 강아지를 선택할지, 어디서 데려와야 할지 고민하는 일이 남았다. 가족을 들이는 일인 만큼 강아지를 데려오기 전 반려인들이 참고해야 할 사항들을 소개한다.
1. 강아지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확인하자
애완동물 판매점 유리 창 안에 있는 귀엽고 작은 강아지들은 대부분 번식장에서 태어난다. ‘강아지 공장’이라고도 불리는 번식장은 수백 마리 어미 개들이 좁은 철창에 갇혀 평생 새끼만 낳는 곳이다.
번식장은 전국 3,000~4,000여 개로 추정되지만 현재 정식으로 신고된 번식장은 91개소뿐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어미 개로부터 태어난 강아지가 건강할 리 없다. 한국소비자원이 반려동물 구입한 소비자들이 입는 피해를 조사한 결과 84.5%가 동물의 폐사와 질병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 ‘가정 분양’도 안심할 수 없다
열악한 번식장과 병든 동물을 판매하는 애완동물 판매점의 실태가 알려지면서 가정에서 기르던 개가 낳은 새끼를 입양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정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입양하는 경우 어미의 상태와 강아지의 성장환경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정집을 가장해 강아지를 판매하는 번식업자들도 있다. 실제로 온라인 반려동물 커뮤니티를 보면 가정분양 관련 글이 넘쳐나고, 가정분양인 줄 알았는데 강아지를 데려온 후에 주인과 연락이 두절됐다며 사기를 당했다는 사례도 있다. 가정분양이라고 속여 파는 업자들은 강아지가 팔리면 아이디와 연락처를 변경해 다른 강아지를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집을 찾아가 확인하고 주인의 신상을 확실히 확보하는 것이 그나마 사기 당할 위험을 방지하는 방법이다.
3. 어린 강아지만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애완동물 판매점에 있는 강아지들은 사람들이 ‘제일 예쁠 때’라 여기는 생후 5-6주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행 동물보호법 상 생후 두 달 이하의 강아지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또 어미와 너무 일찍 떨어진 강아지는 면역력을 충분히 갖지 못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태어난 지 두 달 이상이 되었는지를 확인하자. 강아지를 훈련시킬 시간이나 여력이 없다면 이미 훈련이 되어 있는 성견을 입양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4. 임시보호를 하는 것도 방법
어떤 개를 키워야 할지 고민된다면 임시보호를 고려해보자. 보호소 입양담당자들로부터 반려인에게 적합한 강아지를 추천 받을 수 있고, 임시보호를 통해 반려견과 함께 생활할 준비가 되었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는 보호소 동물에게도 가정 생활에 적응할 기회를 줄 수 있다.
5. 혼혈견이 더 건강하다
많은 사람들이 순종견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순종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개의 품종은 인간의 취향에 따라 인위적으로 교배해 만든 것이다. 인간이 만든 종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근친교배가 이뤄졌고, 그 결과 순종견은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불도그란 종은 최근 한 세기 동안 코는 더 납작하게, 다리는 더 짧게 개량된 결과 숨 쉬기가 힘들고 선천적인 관절 질병을 갖고 태어난다. 반면 혼혈견은 일반적으로 유전적 다양성을 가져 순종견보다 더 건강할 확률이 높다.
개의 품종을 따지기보다는 자신의 생활 방식과 환경에 적합한 개를 고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집이 좁고 주변에 산책할 곳이 없는 환경에서 몸집이 큰 개를 키우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주인이 지닌 에너지 수준과 같거나 더 낮은 개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한송아 인턴기자 ssongr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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