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경기남부 일부 지역에 내린 눈으로 퇴근길 곳곳 차량들의 거북이 운행이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이른 새벽부터 화성과 평택 등 경기남부 및 서해안 일대에서 눈이 시작돼 오후까지 내렸다. 수원의 적설량은 3.7cm로, 기온도 영하권에 머물러 인구 120만명의 수도권 최대 도시 수원은 곳곳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 체면을 구겼다.
오후 9시 현재 수원 광교 동수원 IC 사거리 일대는 퇴근길 차량들이 뒤엉켜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광교 IC∼서수지 IC 2.6km 구간, 동수원 IC∼풍덕천사거리 7.8km 구간 등 수원지역 곳곳에서 차량이 종종걸음만 하는 상황이다.
용인 신갈에서 수원 영통으로 퇴근하던 방모(30)씨는 “오후 6시에 회사에서 출발했는데 3시간이 넘도록 집에 도착하지 못했다”며 “제설이 안된 것인지, 사고가 난 것인지 한 시간째 1㎞도 전진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빙판길 미끄러짐으로 인한 접촉 사고도 잇따랐다. 오후 7시 45분쯤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장안지하차도 부근에서 배모(65)씨가 몰던 광역버스가 골목길에서 우회전을 해 차로로 진입하던 윤모(42)씨의 레이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버스는 사고 충격으로 옆 가로수를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섰고 승객 27명 가운데 1명과 윤씨 등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배씨는 경찰에서 “골목에서 나오는 승용차를 보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빙판길이라 미끄러졌다”고 진술했다. 이 밖에도 수원 전역에서 10여건의 접촉 사고가 이어져 차량 정체를 더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수원시는 인력과 장비의 부족함만 탓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제설작업은 각 구청에서 담당하는데, 보유한 인력과 장비에 한계가 있다보니 갑작스런 상황에 일일이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반면 비슷한 양의 눈이 내린 인근 성남은 별다른 정체 구간이 발생하지 않아 수원과 대조를 이뤘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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