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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대한민국 국회는 동물국회 아니면 식물국회 수준"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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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대한민국 국회는 동물국회 아니면 식물국회 수준" 맹공

입력
2016.01.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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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정치권을 향해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선거구 획정과 주요 경제활성화법안의 미온적 처리와 관련한 깊은 불신을 드러내면서 “국회 기능을 바로 잡겠다”고 하는가 하면, ‘식물국회’, ‘당리당략’, ‘사리사욕’ 등의 표현을 써가며 “20대 국회는 19대보다 나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국회에 대한 맹비난은 “국민이 나서달라”는 호소로 이어졌다. 사실상 4ㆍ13 총선에서 국민이 야당을 심판해달라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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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온 국민심판론... 월남 패망사례까지 거론

박 대통령은 이날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나서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네 차례 했다. 두 번은 담화문 발표에서, 나머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대통령은 담화 발표 말미에서 국회의 기능 마비를 맹비난하면서 “정부와 대통령 힘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다”며 “나라의 주인인 국민 여러분이 이 위기를 타파하고 미래후손들을 위해 나서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월남이 패망할 때 지식인들은 귀를 닫고 있었고 국민들은 현실정치에 무관심이었고 정치인들은 나서지 않았다”고 월남 패망 사례까지 거론하며 위기 상황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제가 바라는 것은 국민들의 안위와 삶을 위해 국회의 기능을 바로 잡는 일”이라며 “국민 여러분들께서 이런 정치 문화를 만들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가 주요 경제활성화법안과 각종 개혁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이 직접 심판해달라는 주문이다. 이는 지난해 ‘배신의 정치’ ‘진실한 사람’ 발언을 잇는 것으로 ‘국민심판론’을 더욱 노골화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설명을 굳이 안 드려도 다 알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그런 사람이라는 뜻이다”며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국회가 제대로 국민을 위해 작동하지 않겠느냐”는 말로 ‘진실한 사람’들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심판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적어도 20대 국회는 19대 국회보다 나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4ㆍ13 총선에서 대규모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직권 상정 우회압박

박 대통령은 이어 국회선진화법 문제가 거론되자 ‘대한민국 국회의 수준’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정치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더욱 높였다. 그는 “대한민국 국회 수준이 동물국회가 아니면 식물국회 수준”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대화와 타협으로 국회를 운영하기 위한 취지인) 이 선진화법을 소화할 능력이 안되고, 이런 법을 당리당략에 악용하는 정치권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법도 소용없다”고 밝혔다. 국회 선진화법은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지내던 2012년 여당이 주도해 통과시킨 법이다.

선진화법에 발목 잡혀 진척을 보이지 않는 쟁점법안과 관련 박 대통령은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거듭 요청했다. 그는 현 국회에 대해 “중요한 법안들이 지금 ‘직권상정 외에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논의되는 상황이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이라며 “(정 의장이)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서 판단을 내려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 의장을 압박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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