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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서 더 잘 한다는 소리 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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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서 더 잘 한다는 소리 들어야죠"

입력
2016.01.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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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 사람] 포항시 최초 여성 비서실장 장숙경 사무관

경북 포항시에서 여성 최초로 비서실장에 발탁돼 화제가 되고 있는 장숙경(55) 사무관.
경북 포항시에서 여성 최초로 비서실장에 발탁돼 화제가 되고 있는 장숙경(55) 사무관.

"여자라서 더 잘 한다는 소릴 듣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장숙경(55ㆍ사무관) 포항시 비서실장은 시장과 동료 선후배 공무원, 시장과 지역 주민들간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장 실장은 포항 최초의 여성공무원 비서실장이다. 9급공무원시험 합격자 중 여성이 더 많고, 여성국장, 여성단체장도 종종 볼 수 있지만 경북 전체적으로도 시장ㆍ군수 비서실장으로 여성은 그가 처음이다. 지역 공직사회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비서실장 임용 배경과 능력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장 실장은 "어떻게 시장께서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는지 궁금했지만 시간이 없어 아직 물어보지 못했다"며 "저도 해마다 손주들과 포항 친정 집을 찾던 딸에게 '방문불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이 공직에 입문한 것은 1980년. 고교 졸업과 함께 시군 통합 전 영일군 공무원 공채시험에 합격(9급)해 고향인 구룡포읍사무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4살에 결혼한 뒤에도 양육과 직장생활을 병행했다.

그는 1994년 도농통합(1995년) 직전 영일군청에 전입한 최초의 여성 공무원이다. 당시에는 읍면동사무소에 근무하다가 본청(시청 군청)에 들어가려면 시험을 쳐야 했다. 그나마 1990년대 초까지는 여성에겐 시험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장 실장은 "처음엔 멋모르고 정신 없이 일만했는데, 전입시험 공고문에 '남성만 가능'이라는 문구를 보고 공직사회의 유리천장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계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집안 형편으로 포기한 공부를 한국방송통신대학에 진학해 학사모를 썼고, 대구가톨릭대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여성학 공부에 몰두하는 등 여성정책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지역 여성단체와 노동청 등 유관기관 여성 공무원들과 힘을 합쳐 포항 최초 '여성 취업박람회'을 열어 성공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여성 정책 업무 '우수' 평가를 받아 받게 된 상사업비를 출산휴가 대체인력비로 편성해 시청 여성 공무원들이 당당하게 출산휴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된 이야기도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장 사무관은 “여성이라서 안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여성이라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포항시 직원과 시민들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시장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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