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홈플러스 무죄 선고 재판부에 항의서한
참여연대와 경실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13개 시민ㆍ소비자단체는 고객 개인정보를 판매해 수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와 전ㆍ현직 임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에 1㎜ 크기의 글씨로 작성한 항의서한을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참여연대 등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사건은 홈플러스가 2,000만건이 넘는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231억여원의 수익을 얻기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심각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건”이라며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의 심각한 오류를 짚고자 전날 1심 재판부에 1㎜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부장 부상준)은 지난 8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홈플러스와 도성환 전 사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고에서 홈플러스가 보험사에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응모권에 표기했다고 전제한 뒤 “(공지의 글자 크기인) 1㎜ 글씨는 사람이 읽을 수 없는 정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무죄 판결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이 1㎜의 작은 글씨로 쓴 글을 소비자들이 실제로 읽기에 무리가 있다고 비판하기 위해 ‘판사님은 이 글씨가 정말 보이십니까?’라는 제목의 항의 서한에 판결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을 1㎜크기의 깨알 같은 글씨로 적어 보낸 것이다.
이들은 “법원이 기업 내부에서 업무를 위해 개인정보를 주고받은 행위에 해당하므로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업체 간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공유와 활용으로 악용될 소지를 마련해준 것으로, 법원이 앞장서서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침해하도록 허용해준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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