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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세수펑크 탈출?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입력
2016.01.1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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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작년에 예상보다 많은 세금이 들어오면서, 세수 실적 마이너스(-) 신세를 벗어나게 됐습니다 (관련기사 ▶ 작년 국세 206조원 걷혀… 세수 펑크 4년 만에 탈출 ).

2011년부터 내리 3년 동안 세수가 ‘펑크’ 나면서 난감한 표정을 지어야 했던 기획재정부, 특히 세제실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겠죠.

그런데 예전 유행가 가사처럼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라고 할까요. 웃는 모습이 전혀 아닙니다. 한 기재부 공무원은 “작년에 좋았던 운이 이어질지 걱정”이라며 벌써부터 올해 걱정이더군요. ‘우발세수’ 얘기를 꺼내면서 말이죠.

우발세수가 뭘까요. 사전적인 의미 그대로 ‘우연히 일어난 세금 수입’입니다. ‘작년에는 미리 예상치 못했던 세금이 하늘에서 뚝뚝 떨어졌는데, 올해도 그 운발이 계속 될지 걱정이다’는 말로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하늘에서 뚝뚝 떨어졌다’던 우발세수가 얼마나 됐던 걸까요. 우선 거론되는 게 홈플러스 매각 등 대형 인수·합병(M&A)입니다. 홈플러스의 경우 거래규모만 7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의 M&A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를 통해 걷어들인 법인세만 5,000억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작년 11월 누적을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늘어난 법인세가 총 3조3,000억원이라고 하니, 단 한 건의 기업 인수로 걷어들인 세수가 꽤나 쏠쏠했던 겁니다. 이 밖에도 대기업의 인수·합병이 여러 건 있었는데요. 국세청 등은 이를 통해 1조원 정도의 법인세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합니다.

부동산과 증권 시장 활황도 빼놓을 수 없겠죠. 세월호 참사 사건에 메르스 사태까지 굵직한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경기가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을 했는데요. 의외로 시장에 불이 붙으면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가 늘어나게 된 겁니다. 두 부분의 거래와 관련된 세금만 전년(11조2,000억원) 대비 3조~4조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우발세수는 아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시 줄어들 수 있는 겁니다.

담뱃값 인상 효과도 한 몫 톡톡히 했으니 언급을 안 할 수 없겠죠. ‘세금 확보 차원의 가격 인상’이었다는 비판은 받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예상보다 8,000억원 세금을 더 걷었다고 하니 세수 측면에서는 효자 노릇을 했다고 봐도 될 듯 합니다.

올해 세수는 어떻게 될까요.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을 223조1,000억원(2016년 예산안 기준)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작년 추정 세수가 220조원 정도니, 작년만큼만 된다면야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역시나 우발세수가 문제입니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우발세수라는 게 필요할 때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현재로서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 그저 ‘행운을 빈다’는 말밖에요.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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