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업무시간 중 직원의 인터넷 메신저 교신 내용을 회사가 감시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유럽인권재판소(ECHR)의 판결이 나왔다. ECHR의 판단은 유럽인권조약 비준에 따라 각국에 구속력을 갖는다.
ECHR는 12일(현지시간) 업무시간 중에 개인적인 목적으로 메신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뒤 통신비밀의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소송을 낸 루마니아 출신 엔지니어의 주장을 기각했다. 이 엔지니어는 2007년 개인적 목적의 메신저 사용을 금지한 회사에서 업무 목적 외에 약혼자나 형제 등과 야후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았다가 해고됐다.
ECHR는 이번 판결 이유를 “고용주가 직원이 업무시간 중에 일을 완수하는지 확인하려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 측은 업무를 위한 연락이라고 생각해 메신저 교신 내용에 접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직원의 사적 대화 내용이 담긴 기록을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루마니아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도 “직원이 업무시간 중에 회사의 업무용 컴퓨터를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옹호했다. 또 루마니아 법원이 대화 상대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피고용인의 프라이버시 존중과 고용주의 이해 사이에서 ‘공정한 균형’을 유지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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