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혜성이 전공 발라드에서 댄스로 갈아탔다. 신화로 18년 간 활동했기에 아주 어색한 그림은 아니다. 하지만 10년의 솔로 역사를 돌이켜보면 퍼포먼스를 앞세운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 앨범 '딜라이트(Delight)' 발매 직전 만난 신혜성은 "신화의 군무에서는 잘 숨어 다녔는데 이제 숨을 곳이 없어 큰 일"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애절한 발라드로 사랑 받았던 신혜성이 그것도 '발라드의 계절' 겨울에 감행한 변신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3년 만에 솔로 앨범이다.
"기분이 묘하게 많이 다르다. 오랜만에 솔로 활동이라서 그런지 설레고 긴장된다. 다시 1집을 내는 느낌이다. 몇 주를 끙끙 앓고 있다. 어떤 반응일까 걱정된다. 춤을 추는데 실수하지 않을까 여러 생각이 교차되고 있다."
-솔로 10주년 앨범이 조금 늦었다.
"사실 작년이 10주년인데 특별하게 만들자고 하면서 고민하다 늦었다. 발라드로 입지를 다지고 모던록 실험도 했는데 이번에는 다시 처음처럼 발라드 신혜성을 보여주려고 했다. 막상 새로운 게 없어서 망설였다. 생각해보니 솔로 무대에서 한 번도 퍼포먼스를 앞세운 적이 없었다. 그 모습이 어쩌면 팬들 가장 좋아하고 내게도 도전적이라고 판단했다. 작년에 냈으면 좋았지만 어렵게 나온 앨범이다."
-춤 얘기를 더해달라.
"뮤직비디오 촬영이나 연습 때나 태어나서 그렇게 오래 춤추고 있던 것은 처음이다. 낯설 수 있다. 아무리 18년 댄스 그룹의 멤버로 살아왔지만 주전공이 아니다. 전진이나 (이)민우가 워낙 멋지게 해준 분야고 나는 노래 이미지가 강했다. 잘 못하지만 잘 어울리는 안무와 노래라면 멋지지 않을까 했다. 신혜성 맞춤형 안무라고 봐줘라."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나.
"무릎이 좀 안 좋다. 나이 때문은 아니다(웃음). 수술을 한쪽 받고 다른 쪽도 받아야 되는데 수술하면 반년간 쓰지 못하니 참고 했다."
-결과물에 만족하나.
"80~90% 만족한다. 정말 하루에 몇 시간씩 연습했다.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신화였으면 숨을 수 있는데 혼자 무대라서 숨을 곳이 없다. 어색한 부분을 다 보완해야 되니 더 부담스러웠다."
-신혜성표 퍼포먼스로 계속 이어갈 수 있겠다.
"이번에 준비하면서 걱정되는 반면 참 다행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내가 안 한 것도 있구나, 새로운 것이 남아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했다. 무릎이 허락한다면 계속 이어가고 싶다. 춤 안에는 신화와 멤버들의 솔로 안무가 녹아있다. 신화와 연결고리를 만들어봤다. 이런 시도는 최초이지 않을까."
-가사에도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 엿보인다.
"정말 고심 끝에 선정한 가사다. 내용은 뻔한 사랑 얘기라고 하겠지만 표현 방식이 통통 튄다. 이런 노래와 그루브에 발라드 색을 묻히면 축 처질 것 같아서 조절을 많이 했다. 보컬 색도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 우리말을 영어처럼 부르는 게 참 오글거려서 못했는데 한 번 해봤다(웃음)."
-예상되는 팬 반응은.
"상상하기 싫은 것은 '나이 먹고 왜 저래'다. 제발 나오지 않길 바라는 반응이다. 바라는 반응은 '헉! 대박'이다. 놀라길 바란다. 꼭 젊게 해서 공략하려는 마음은 아니다. 새로운 모습, 한편으로는 신화의 메인 보컬로서 보여주려고 했다. 화석 혹은 조상돌이란 얘기들 하지만 한번쯤 진정 아이돌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지금 아니면 나중에 힘들지 않을까는 생각도 조금 있었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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