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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기초자치단체 수출 1위는 옛말... 인구마저 줄어든 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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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기초자치단체 수출 1위는 옛말... 인구마저 줄어든 구미

입력
2016.01.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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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공장 이전에 생산물량 급감

하청업체 타격… 실직자 3년째 증가

“자체 기술 개발 등 자구 노력 필요”

경북 구미시 공단동 구미국가산업 1단지에 ‘공장 매매’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구미=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2015-12-27(한국일보)
경북 구미시 공단동 구미국가산업 1단지에 ‘공장 매매’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구미=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2015-12-27(한국일보)

지난해 말 경북 구미시 공단동 구미국가산업단지. 적막감이 감도는 공장 담벼락 곳곳에는 ‘현공장 매매’, ‘땅ㆍ공장 매매ㆍ임대’ 등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대부분 휴대전화와 LCD 공장의 수출 부진에 따른 하청업체들의 공장 매물 관련 내용이었다.

이날 구미세무서에 폐업 신고를 하러 온 한 중소기업 대표는 “잘 나갈 때는 밤샘 근무로 녹초가 돼도 근로자들이 신이 나서 일했지만 요즘은 일감이 없어서 산더미 같은 재고를 전혀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의 전자산업단지인 구미가 휘청거리고 있다. 주력산업인 전자업종과 정보기술(IT) 산업 및 화섬업계의 불황으로 실직자가 3년째 증가하고 있고 근로자들도 타 지역으로 일을 찾아 떠나고 있다.

구미시에 따르면 구미국가산업단지(1~5단지) 내 가동업체 중 근로자 50인 미만 기업은 지난 2013년 2월 514개에서 지난해 9월에는 3배 정도인 1,563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300인 이상 기업은 60곳에서 50곳 정도로 10개 가까이 줄면서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있다.

구미지역 수출액/2016-01-12(한국일보)
구미지역 수출액/2016-01-12(한국일보)

구미지역의 수출액도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10년 한해 306억 달러에서 2012년 344억 달러, 2013년 367억 달러로 증가하던 수출액이 2014년 325억 달러로 뚝 떨어진 후 지난해에는 273억 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10년간 전국 기초자치단체 수출 1위를 꾸준히 지켜오던 구미시는 2010년 충남 아산시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현재 2, 3위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삼성과 LG의 생산물량 이전도 구미경제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구미경실련은 “수년째 삼성전자의 휴대전화는 베트남,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 LG전자는 경기 평택으로 생산물량과 인력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경고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삼성과 LG의 생산물량이 감소, 지역 하청업체들의 생산물량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근로자들이 구미를 떠나면서 상승세를 타던 구미지역 인구도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4년 11월 말 42만32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으나 1년 후인 지난해 11월에는 41만661명으로 1년 만에 9,659명이나 줄었다.

구미지역 실업급여 지급액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실업급여는 2013년 348억4,300만원, 2014년 412억900만원, 지난해 11월말까지 473억2,200만원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구미시 송정동 구미고용노동지청에서 만난 정모(45)씨는 “대기업 협력업체였던 모 전자부품업체에서 4년 동안 근무했으나 최근 일감이 없어 문을 닫는 바람에 직장을 잃고 실직자가 됐다”고 말했다.

구미경제의 침체는 구조 개선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부작용이라는 주장도 있다. 구미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삼성과 LG에 대한 구미산단 입주업체들의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개발과 업종전환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우며 제조업 경쟁력을 한 단계 향상시키면 산업도시 구미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구미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단순히 주문을 받아서 물건만 생산하면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생존을 위해서는 자체 기술을 개발하거나 시장의 흐름을 빨리 파악해 업종을 변경하는 등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미=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2015-12-27(한국일보)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2015-12-27(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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