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지역 10여 곳에서… 軍 “우리 대북 확성기 방해효과 미미”
북한이 전방지역 10여 곳에서 대남 확성기 방송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우리 군의 대북방송 청취를 방해하기 위한 맞불작전으로 대남방송을 시작했지만 출력이 약해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12일 “북한은 차마 입에 담기 험한 표현으로 거칠게 우리 측을 비난하고 있다”며 “김정은 우상화와 충성 결의, 4차 핵실험을 정당화하는 내용도 대남 확성기 방송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앞서 8일 우리측이 전방 11곳에서 대북 심리전의 일환으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같은 날부터 대남방송으로 맞서고 있다.
하지만 북한군 확성기 방송의 가청거리는 1~3㎞에 불과해 10여㎞에 달하는 우리 군의 대북방송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확성기가 설치된 주변지역에서만 남쪽에서 들려오는 확성기의 음향을 교란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 이북지역에서는 우리 군의 방송이 들린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반면 남쪽에서 북한의 방송은 ‘웅~웅’소리로 들릴 뿐이다.
국방부는 상당히 넓은 북한 지역에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전파돼 우리가 기대하는 심리전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극렬하게 반발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북한이 확성기 방송 재개 이후 5일째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춰 대북 심리전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북한이 일부러 무시하는 듯 하지만 심리전의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북전단 등 추가로 심리전 카드를 꺼낼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다른 수단은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시행 중인 확성기 방송의 강도를 높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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