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기소된 아더 존 패터슨(37ㆍ사진)의 살인 혐의 재판이 12일부터 4일간 집중 심리로 진행돼 이르면 이달 말 1심 선고가 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심규홍)는 12일 9회 공판을 가진 뒤 15일까지 나흘간 매일 집중심리 방식으로 재판을 열고 마지막 날 결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패터슨의 부모가 증인 자격으로 처음 한국 법정에 나온 데 이어 13일에는 법정에 불출석한 패터슨과 리의 친구들에 대한 서증조사, 14일 유족과 피해자 측 변호사의 법정 진술, 15일 결심 공판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법정에 나온 패터슨의 아버지는 아들의 무죄를 주장했으며, 미군범죄수사대(CID)에 아들에게 유리한 증거를 2년 넘게 요청했지만 받지 못한 사실을 회상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또 검찰의 공소장 변경신청을 허락했다. 기존 공소장에서 ‘에드워드 건 리(패터슨과 범행현장에 있던 유일한 공범)가 뭔가 멋진 것을 보여줄 테니 화장실로 함께 가자고 했다’는 부분이 ‘피고인과 리 중 누군가’로 바뀌었다.?또 ‘리가 칼을 건네 주고 피고인은 그때 찌르기로 마음먹었다’는 부분이 삭제됐다. 리가 주범 내지는 적어도 공범임을 암시했던 내용들이 공소장에서 빠지자 패터슨의 변호인은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누가 찔렀냐는 가장 중요한 사실관계가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변경을 허락했다.
패터슨은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조중필(당시 22세)씨를 흉기로 9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찰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지난해 9월 16년 만에 송환됐다.
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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