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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무티 “오케스트라 고유의 색 지키는 게 훌륭한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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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무티 “오케스트라 고유의 색 지키는 게 훌륭한 지휘자”

입력
2016.01.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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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9일 서울에서 시카고 심포니와 협연하는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토드 로젠버그
28,29일 서울에서 시카고 심포니와 협연하는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토드 로젠버그

“이번에는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교향악단 중 하나와 내한하는 겁니다.”

카라얀과 번스타인 이후 최고의 지휘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리카르도 무티는 시카고 심포니와 함께 방한 연주를 앞두고 12일 한국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라스칼라 극장 음악감독으로 있을 때 한국을 두 차례 방문해 음악에 헌신한 나라임을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무티는 28, 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 말러 교향곡 1번,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1번, 힌데미트의 현과 관을 위한 협주음악,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나눠 연주한다. 화려한 금관 연주를 무기로 한 시카고 심포니는 영국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이 2008년 선정한 ‘세계 톱5 오케스트라’에 이름을 올렸다.

2010년부터 악단을 이끌고 있는 무티와 시카고 심포니의 조합은 이번이 처음으로 무티는 2013년 시카고 심포니 첫 내한공연 당시 급성 독감으로 포디엄에 오르지 못했다. “시카고 심포니와는 1973년 라비니아 페스티벌에서 만났고 75년 한 번 더 지휘했죠. 강하고 힘이 넘치는 오케스트라였는데, 2007년 30년 만에 다시 만났을 때는 더 탄력있고 섬세하고 유연한 소리를 가졌더군요.”

가수에게 노래를 시키듯, 각 악기군의 음을 충분히 이끌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으로 유명한 무티는 객석 서비스도 후한 지휘자다. 작품이 갖고 있는 극적인 긴장구조를 물 흐르듯 천천히 고조시키는 분위기에 충실한 지휘로 일반 관객이 더 쉽게 음악에 몰두할 수 있도록 만든다. 무티는 “모든 지휘자는 작곡기법을 매우 잘 알아야 한다”며 젊은 지휘자들에 대한 일갈도 서슴지 않았다. “저는 작곡을 10년 정도 배웠는데 불행히도 현재는 그런 지휘자가 매우 드물죠. 요즘 젊은 지휘자들은 화성법과 대위법 관현악 편성법을 연구하는 데 시간을 내기보다 포디엄에서 보이는 쇼 같은 외적인 것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무티는 좋은 지휘자의 조건으로 “각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지키는 것”을 꼽았다. “(음악감독이 없는)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통을 아는 지휘자의 손에는 특별한 사운드가 있습니다. 좋은 음악가는 빈 필하모닉인 줄 모르고 들어도 그것이 빈 필하모닉의 사운드임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하는 거죠.”

라스칼라 극장 오페라 음악감독 당시 “성악가 의견을 무시하고 연출가도 휘어잡는 독재자”(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로 불릴 만큼 강한 카리스마로 단원들을 통솔하는 무티는 다른 한편으로 “모든 이와 친구가 되고 사랑 받는 지휘자는 제 성격에 맞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100명쯤 되는 오케스트라는 일종의 민주사회라 모든 구성원이 ‘동의한다’라고 말하진 않죠. 저는 외교관도, 심리학자도 돼야 합니다. 때로 권위주의자가 되기도 해야 하죠.”

2020년까지 음악감독 임기 동안 자신의 할 일에 대해서는 “이미 커리어를 쌓았기 때문에 커리어를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니다”며 “음악을 통해 도시에 이바지하고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일단 친숙해지면 클래식음악이 사라지는 건 불가능해요. 문화는 지원되고 지속돼야 합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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