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영입 인사 1호로 발표했다 비리 전력을 이유로 3시간 만에 영입을 취소한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이 11일 안 의원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발기인 모집을 포함한 외부 인사 영입 과정에서 잇따라 뒷말이 나오면서 국민의당의 초반 인재 영입 작업에도 적잖은 지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허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3심 무죄를 받은 사건인데 안 의원 측에서 이를 몰랐다가 뒤늦게 영입을 취소했다”며 “안 의원과 국민의당은 소명 절차도 없는 졸속 영입 취소로, 제가 씻을 수 없는 인격 살인을 받게 한 데 대해 정식 사과하라”고 말했다. 그는 “안 의원이 배려가 있는 나라, 실패한 사람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죄 없는 저 같은 사람을 영입한 뒤 배려는커녕 여론의 지탄을 받도록 한 것은 ‘갑질’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허 전 장관은 영입 경과에 대해 “회견 당일인 지난 8일 오전 11시 황주홍 의원이 전화를 해 오후 3시까지 당사로 나오라고 했다”며 “(갔더니) 바로 기자회견에 들어가서 이렇게 영입했다고 발표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하고 나서 전철을 타고 돌아오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며 “전혀 미안하다 사과도 없었고, 취소하겠다는 말도 듣지 못했다”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당시 국민의당은 김동신 전 국방장관,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 등과 함께 허 전 장관의 영입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가 2시간 50분 뒤에 안 의원이 직접 영입을 취소했다. 그는 “자신이 공천을 바란 것도 아니고 학자로서 순수하게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이라고도 했다.
허 전 장관은 1999년 서울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공사 사장 시절 청탁을 받고 국회의원 후원회장의 자녀를 부정 채용한 혐의로 2003년 불구속 기소됐으나, 이후 무죄가 확정됐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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