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성희·최덕규·하규호·김병원·김순재·박준식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열기가 뜨겁다.
농협은 12일 오전 10시 40분부터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농협 조합장인 대의원 291명과 현직 중앙회장 1명 등 292명의 투표로 새로운 농협중앙회장을 선출한다. 일단 1차 투표를 진행하고 과반 후보가 없으면 상위 2인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해 당선자를 가려내는 방식이다. 이번에는 6명의 후보자가 나와 결선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후보자는 이성희 전 낙생농협 조합장, 최덕규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하규호 경북농업경영인조합장협의회장, 박준식 농협중앙회 상생협력위원회위원장, 김순재 전 동읍농협 조합장, 김병원 전 농협양곡 대표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 중 이성희 전 조합장, 최덕규 조합장, 김병원 대표의 3파전을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호남ㆍ수도권이 농협중앙회장 자리를 맡았던 적이 없다는 의견이 대의원들 사이에 전해지고, 영남권의 대의원들이 결속하는 현상 등 지역 대결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희 전 조합장은 수도권, 최덕규 조합장은 영남권, 김병원 대표는 호남권을 대표하고 있다.
대의원의 지역별 분포로는 영남권이 87명, 호남권이 64명이며 수도권이 55명이다. 충청권도 55명이고 강원권이 23명, 제주가 7명이 있다.
농협중앙회장은 임기 4년의 비상근직으로, 농협의 조합원 235만명, 자산 400조원, 계열사 31개, 임직원 8만8,000여명을 거느리게 된다. 농협의 정책과 사업을 결정하는 이사회와 대의원회 회장직을 겸하는 등 막강한 권력이 있어서 '농민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때문에 선거는 진흙탕 싸움으로 진행되기 일쑤였다. 흑색선전과 고소·고발이 난무했던 것이다. 농협은 2009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장들에 대한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선거 방식을 바꿨지만 사정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는 평가다.
농협 관계자들은 올해 그나마 사정이 나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개정된 농협법에 따라 이번 선거부터 회장 임기가 4년의 단임제로 바뀌면서 권한이 줄었을 뿐 아니라 선관위가 2011년부터 선거를 관리해 오면서 단속이 강화된 덕분이다. 정권실세 교감설, 전 정부 유착설 등이 돌고 있지만, 후보자들 대부분이 투명·공정성을 강조하며 직선제를 공약으로 내거는 등 차분하게 선거에 임해왔다.
농협중앙회장은 민주화 바람이 불던 1988년 관선에서 민선으로 전환한 이례 4명이 거쳐갔다. 1대 한호선 회장, 2대 원철희 회장, 3대 정대근 회장, 그리고 현직 최원병 회장 등이다.
이들은 막강한 권력 때문에 항상 비리와 관련한 구설수에 올랐었다. 실제로 1대 한 회장과 2대 원 회장은 비자금 조성혐의로, 3대 정 회장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4대 최 회장은 작년 농협 비리 수사를 받았지만 결국 작년 말 무혐의처분을 받았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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