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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독감에 허우적대는 글로벌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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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독감에 허우적대는 글로벌 경제

입력
2016.01.1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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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시ㆍ위안화ㆍ실물경제 3중악재

주가 급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아시아 신흥국發 위기 우려도 급증

중국 증시가 5.33% 폭락한 1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의 한 객장에서 투자자가 팔에 얼굴을 묻고 있다. 항저우=AFP 연합뉴스
중국 증시가 5.33% 폭락한 1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의 한 객장에서 투자자가 팔에 얼굴을 묻고 있다. 항저우=AFP 연합뉴스

세계경제가 좀처럼 중국발 불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둔화세가 확연한 실물경기, 폭락을 거듭하는 증시, 가파르게 하락하는 위안화 가치 등 중국 경제의 '3중악재'는 글로벌 주식시장 급락과 더불어 신흥국발 위기 확산 우려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배럴당 30달러선을 위협하며 곤두박질치고 있는 국제유가, 미국 금리인상 속도를 둘러싼 불확실성 등 세계경제를 언제든 깊은 수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초대형 리스크들이 글로벌 시장을 배회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은 실물 및 금융시장 전방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형국이다. 리스크 또한 복합적이다. 올 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5% 이상 급락한 사흘을 살펴보면 4일(-6.86%)은 증시 수급상 우려, 7일(-7.04%)은 위안화 절하 속도가 주요인이었던 반면, 11일(-5.33%)은 실물경기 둔화 우려가 주가 급락을 이끌었다. 최홍매 대우증권 연구원은 "전날 발표된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부 목표치(3%)의 절반 수준인 1.5%에 머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된 상황에서, 중국 국책연구원이 정부 성장률 목표치(2016~20년 연평균 6.5%) 달성에 회의적 반응이 보인 것이 알려지며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이날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우려한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몰려들면서 홍콩의 은행간 위안화 대출금리가 사상 최고치인 13.4%로 폭등하기도 했다.

연초부터 중국 시장이 흔들리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은 위험회피 심리를 좇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이 높은 세계 주식시장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릴 것 없이 연초 대비 6~7%대 주가 급락을 겪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EPFR에 따르면 올해 첫 주(12월31일~1월6일) 신흥국 주식시장에선 10주 연속 유출세가 이어졌고, 선진국 증시 역시 북미펀드를 중심으로 4주 만에 순유출로 전환됐다. 신흥국 통화 역시 급격한 약세다. 남아공 랜드화가 이날 한때 달러화 대비 9.4% 폭락했고, 원화 역시 5년 반 만에 달러당 1,210원에 육박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시장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금이 다시 모여들고, 달러화 엔화 등 선진국 통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다 보니 글로벌 경제의 '약한 고리'이자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은 "중국 경기둔화, 위안화 절하 가능성, 기업부도 우려 등을 고려해 리스크가 큰 아시아 신흥국 투자를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성장률 둔화, 부채 위험 등을 들어 말레이시아 국가신용등급(A3)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그나마 여건이 낫다지만 중국 및 신흥국 리스크를 감당할 만큼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하진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연초 중국 증시 및 위안화 가치 급락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동요를 금세 회복될 일시적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며 "미국과 유럽 금리가 사실상 제로인 상태라 중국발 글로벌 리스크에 대응한 통화정책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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