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단체 기부를 위해 직장을 그만 두고 캐나다 밴쿠버에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1만7,000㎞의 장도를 두 발로 달린 영국인 제이미 램지(36)가 1년 반의 여정을 마치고 10일(현지시간) 런던의 집으로 돌아왔다. 달리기로 자아를 찾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과 닮아 ‘영국의 포레스트 검프’로 알려진 램지는 비행기로도 16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를 달리면서 1만7,000파운드(약 3,000만원)를 모금해 전액 자살방지자선단체 ‘캄(CALM)’과 식수보호비영리단체 ‘워터에이드’, ‘맥밀란암지원센터’ 등 자선단체들에 기부했다.
이날 영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램지는 12년 동안 종사한 금융정보업계를 그만두고 2014년 8월 사무실을 뛰쳐나와 세상을 향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답답한 사무실에서 창 밖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갑자기 달리기를 결심한 그는 이왕이면 달리기로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선단체 기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후 장도의 출발지인 밴쿠버로 향했다.
램지는 밴쿠버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달리는 동안 유모차 크기와 비슷한 작은 손수레와 줄곧 함께 했다. 옷가지와 식수, 냉동식품, 통조림 등 생존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으로 채워진 이 손수레는 무게가 약 40㎏. 램지는 이 수레를 밀고 당기면서 하루 평균 45㎞를 달렸다. 오랜 달리기로 그의 운동화는 금세 바닥이 드러나 14개국을 지나는 1년 반 동안 17 켤레의 신발을 갈아 신어야 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도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달리기를 멈추지 않은 그는 감자를 갈아 경단으로 만든 이탈리아식 패스트푸드 ‘뇨끼(gnocchi)’로 저녁을 때우며 대륙을 종단했다.
수염을 덥수룩하게 길러 외모도 ‘포레스트 검프’와 똑같아진 램지는 10일 오전 여정을 마치고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 후 환영 인파가 기다리고 있는 시내 웨스트민스턴 사원까지 30㎞를 역시 달리기로 이동했다. 램지는 “달리기로 세계를 탐험하고 더불어 자선단체를 도울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라며 “앞으로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남효정 인턴기자(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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