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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만 세상에서 뭐가 젤 힘들어?” 노희경 명대사 20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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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만 세상에서 뭐가 젤 힘들어?” 노희경 명대사 200선

입력
2016.01.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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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노희경 작가.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림 1노희경 작가. 한국일보 자료사진

‘엄만 세상에서 뭐가 젤 힘들어? 자식 힘든데 아무것도 해줄 게 없는 거.’ (‘꽃보다 아름다워’ ·2004) ‘진짜 쿨 한 건 진짜 쿨 할 수 없다는 걸 아는 게 진짜 쿨 한거야.’ (‘굿바이 솔로’ ·2006) ‘사랑에 손해가 어디 있고 상처가 어디 있냐. 사랑은 추억이거나 축복 둘 중 하나야.’ (‘괜찮아 사랑이야’ ·2014)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드라마 작가 노희경(50)이 그간 내놓은 22편의 드라마 속 명대사와 에세이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속 명문장 200개를 뽑아 책을 냈다.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 란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사랑과 희망을 품은 문구를 주로 담았다. 책 제목은 노 작가 1998년 방송된 드라마 ‘거짓말’ 속 대사이기도 하다.

1996년 MBC 베스트셀러극장 단막극 ‘엄마의 치자꽃’ 으로 데뷔한 그는 현실감 넘치는 소재를 문학적으로 풀어 시청자의 공감을 산 드라마 작가다. 책은 노 작가가 짤막한 대사로 풀어낸 평범한 사람들의 풍경이 수채화 같은 사진과 함께 실려 여운을 더한다.

노 작가의 드라마 제작 후일담도 실렸다. 1996년에 방송된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에 출연한 배우 나문희는 대사를 보고 “이렇게 울려도 되는 거야?”라고 하자, 노 작가가 “난 엄마가 돌아가시고 며칠을 구르며 울었는데 그 정도는 울어야지”라고 응수했다는 에피소드 등은 흥미로운 덤이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평생 모시다 자궁암 판정을 받고 세상을 떠나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을 쓴 노 작가는 실제로 어머니를 암으로 잃었다.

앞으로 노 작가는 “대사를 잘 쓰려 애쓰던 서른을 지나고 말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은 사십의 야망을 지나, 이제 오십의 나는 말 없는 드라마를 쓰고 싶다”고 했다. 배우의 손길이 그저 내 어머니고, 배우의 뒷모습이 그저 내 아버지인 드라마를 쓰고 싶단다. 말이 목적이 아닌 사람이 목적인 작품을 쓰겠다는 뜻이다. 노 작가는 “내 드라마에서 대사가 다 없어진다 해도 후회는 없겠다”고까지 했다. 그런 그가 이 책을 펴낸 건 작가로서 “말만 해놓고 행동하지 못한 삶”에 대한 채찍질이다.

대사집으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이 책을 기념하기 위해 노 작가는 초판 5000부에 한해 1번부터 5000번까지의 고유번호를 찍어 내놓았다. “글과 삶이 따로 여선 안 된다”는 지론을 품고 산다는 노 작가는 작품에서 사랑의 힘을 줄곧 외쳐온 만큼 책 인세의 일부를 사회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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