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경욱(45)씨가 문학사상사가 주관하는 제40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지난해 월간 ‘문학사상’ 4월호에 발표한 단편 ‘천국의 문’.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죽음을 다룬 소설로, 가족 해체, 노인 질병 등 사회적 문제를 그려냈다.
김씨는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춘문예 시상식장에 하객으로 앉아있던 중 수상 소식을 들었다”며 “초심을 잃지 말라는 애정 어린 채찍으로 생각하고 더 정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작품을 쓴 계기에 대해서는 “작년 봄 오랜 투병 끝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죽음이란 무엇이고, 죽음 이후에 찾아오는 건 무엇일까.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이별을 받아들여야 할까를 많이 생각했고 이를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인 김종욱 서울대 교수는 “단편소설의 정석을 보여주는 잘 짜인 이야기”라며 “한국의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노인과 병과 죽음, 가족 공동체의 해체 등 여러 겹의 문제들을 응축시켜 놓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씨는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 ‘아웃사이더’가 당선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소설집 ‘바그다드 카페에는 커피가 없다’ ‘베티를 만나러 가다’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 ‘소년은 늙지 않는다’와 장편소설 ‘아크로폴리스’ ‘모리슨 호텔’ ‘황금 사과’ 등을 냈다. 이미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등을 받았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 교수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김다은 인턴기자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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