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기사들에게 배차(손님을 연결해 주는 것)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가 경쟁사 시스템을 쓰는 기사에게 일감을 주지 않는 등 횡포를 부리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수도권 대리운전 배차서비스 1위 사업자인 바나플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원을 부과한다고 11일 밝혔다. 대리운전 배차서비스는 기사들의 단말기에 깔린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리운전 업체에 접수되는 대리운전 요청(콜) 정보를 기사들에 제공하는 것이다.
원래 바나플의 프로그램을 설치ㆍ사용하려면 매달 1만5,0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하는데, 바나플은 경쟁 업체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기사들에게 이용료를 면제해 줬다. 그리고 경쟁사 배차 서비스 프로그램을 쓰는 기사에게는 자동 배차(콜 위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기사 1명에게만 배차를 하는 것)를 거부했다. 자동배차가 안 되면 손님이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다른 기사들과 일반 배차를 따내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는 대리운전기사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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