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연방 교도소를 탈옥한 지 6개월 만에 검거된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다시 갇힌 교도소에 군이 탱크까지 동원해 경비를 강화했다.
군은 치안군의 탱크와 함께 연방경찰을 대거 동원해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알티플라노 교도소에 주변에 24시간 배치하는 한편, 교도소에 진·출입하는 모든 차량을 철저하게 검문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밀레니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스만은 지난 8일 자신이 이끄는 마약 조직 '시날로아'의 근거지가 있는 시날로아 주 로스 모치스 시의 한 가옥에서 멕시코 해군 특수부대에 의해 검거됐다.
구스만은 지난해 7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에 있는 알티플라노 교도소에서 독방과 교도소 인근 건물과 연결된 1.5㎞ 길이의 땅굴을 통해 탈옥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사법당국은 구스만이 탈출한 알티플라노에 다시 그를 가둔 것에 대해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구스만이 알티플라노를 탈옥하고 나서 이 교도소의 교도관 책임자급을 포함한 수 십 명의 관리들이 직무 유기와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당국에 체포됐다.
첨단 보안 시스템을 갖춘 알티플라노는 '절대 탈출이 불가능한 곳'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구스만이 탈출함으로써 오명을 남겼다.
멕시코 방송사인 텔레비사가 지난해 10월 입수한 교도소 내부 폐쇄회로TV(CCTV)의 영상에는 구스만이 땅굴을 통해 태연하게 독방을 빠져나간 지 26분이나 지나 교도관들이 이를 확인하고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의 독방에서 위성항법장치(GPS)가 탑재된 소형 모니터가 발견되자 땅굴을 파는 인부들과 교신하기 위한 용도였을 것으로 현지 언론이 추정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사법당국으로부터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수배된 구스만을 미국에 압송하는 것과 관련해 헤수스 삼브라노 그리하바 연방 하원의장은 멕시코에서 먼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일간 엑셀시오르가 보도했다.
멕시코 수사 당국은 구스만의 신병이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이 크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스만을 인터뷰한 미국 영화배우 숀 펜과 이를 주선한 멕시코 여배우 카테 델 카스티요의 위법 여부에 따라 조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수사 당국은 보고 있다.
숀 펜은 구스만이 탈옥한 지 3개월 후인 작년 10월 시날로아 주와 인접한 두랑고 주의 산악 지역에서 카스티요와 함께 구스만을 인터뷰했다.
멕시코 TV드라마 '라 레디아 델 수르'(남부의 여왕)에서 마약갱단의 여두목을 맡았던 카스티요는 2012년 트위터에 "진실을 숨기는 정부보다 '엘 차포'를 더 믿는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인 적이 있다.
키가 작은 사람이라는 뜻의 엘 차포는 165㎝가량의 단신인 구스만에게 붙어 있는 별명이다.
카스티요는 당시 트위터에 "당신이 좋은 것들을 몰래 팔면 좋지 않을까. 병을 고치는 방법이나 거리 어린이들을 위한 음식, 노인들을 위한 술 같은 것. 또 여자나 어린이들 말고 부패한 정치인들을 밀매하는 것. 당신은 영웅 중의 영웅이 될 거야. 자 사랑을 몰래 팔아보자구. 어떻게 하는지 알잖아"라는 내용도 함께 실었다.
구스만은 이 글을 본 뒤 변호사를 통해 카스티요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스티요는 극중 마약갱단 두목 역할을 그만둔 뒤 실제 마약 범죄조직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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