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올해 뒷문은 왼손 박희수(33)가 지킬 가능성이 크다. 김용희 SK 감독은 "과거 기량이라면 당연히 박희수를 마무리로 쓸 것"이라며 "지난 시즌에는 투구 수 제한을 두고 조심스럽게 썼지만 지금은 몸 상태도 괜찮다고 한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집중 점검하겠다"고 마무리 발탁에 무게를 뒀다.
박희수는 2014년 6월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뒤 1년 넘는 재활 끝에 2015년 9월 1군에 복귀했다. 오랜 공백 탓에 김 감독은 박희수를 신중하게 썼고 14경기에서 10이닝을 소화했다. 박희수는 홀드 2개를 수확하면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성적을 떠나 마운드에 돌아와 공을 다시 던진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어깨 통증에 대한 우려를 떨친 박희수는 "현재 몸 상태는 좋다"면서 "캠프에서도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건강한 박희수라면 뒷문을 책임질 능력은 충분하지만 정상급 마무리로 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 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셋업맨과 마무리로 최고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인 '투심패스트볼'이 위력을 되찾아야 한다. 과거 기량을 언급했던 김 감독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박희수의 투심은 단순히 공 끝이 휘는 일반 투심과 다르다. 시속 130㎞대 중반으로 빠르고, 떨어지는 폭도 20㎝ 이상 된다. 그의 전성기 시절 SK 투수 코치로 있었던 성준 삼성 BB아크 코치는 "(박)희수의 투심은 스플리터에 가깝다"면서 "직구와 유사한 궤적으로 오다가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급격하게 꺾인다"고 설명했다.
박희수는 주무기 투심을 앞세워 2011년 39경기에서 4승2패 8홀드 평균자책점 1.88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듬해에는 셋업맨 역할을 맡아 홀드 34개, 평균자책점 1.32로 마무리 정우람과 막강 계투조를 꾸렸다. 정우람이 군 입대로 자리를 비운 2013년엔 마무리로 전환해 24세이브 평균자책점 2.27을 찍었다. 특히 투심은 오른손 타자를 상대할 때 더욱 빛을 냈다. 이 기간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은 0.170으로 왼손을 상대(0.209)할 때보다 훨씬 나았다.
그러나 1년 넘게 재활을 하고 돌아온 지난해에는 불안감을 완전히 지우지 못한 탓에 공을 세게 '때리지' 못했다. 직구는 시속 130㎞대 후반에 그쳤고 투심도 밋밋했다. 그렇다 보니 2015년 피안타율은 0.310, 오른손 타자 상대 타율은 0.385로 치솟았다. 지난 시즌을 통해 건강함을 확인했다면 올해는 전성기 시절의 '악마 투심'이 마무리 박희수의 귀환을 알리는 핵심 요소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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