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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342조, 계열사 31개 쥐락펴락 ‘농민 대통령’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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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342조, 계열사 31개 쥐락펴락 ‘농민 대통령’ 누가 될까

입력
2016.01.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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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최덕규 등 6명 각축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8년 만에 농협의 새 수장을 뽑기 위한 농협 중앙회장 선거(12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선거는 과연 ‘돈 선거’ ‘조직 선거’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이번 선거가 이전보다 많이 차분해진 모습이다. 농협 관계자는 10일 “이번에 선출될 회장부터는 처음으로 4년 단임제의 적용을 받게 되는 등 권한이 작아지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이 부정 선거에 대한 엄벌 의지를 내보인 만큼 과거보다 조용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2월 당선자 시절 “농협이 센지, 대통령인 내가 센지 모르겠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막강했던 농협 중앙회장의 공식적 권한은 실제로 지속적으로 축소됐다. 2004년 농협법 개정으로 중앙회장직이 비상임으로 전환된 데 이어, 2009년부터는 연임이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농민 회원 234만명을 대표하며 342조원대 자산을 틀어쥔 채 ‘농민 대통령’으로 불리는 중앙회장은 여전히 농협 내 최고 권력자이다. 또다른 농협 관계자는 “중앙회장이 인사 권한과 이사회 의장 권한 등을 활용해 간접적으로 NH농협은행 등 계열사 31곳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건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1998년 민선 전환 이후 1~3대 회장이 전부 뇌물수수 등 비리 혐의로 사법 처리되고 4대인 최원병 현 중앙회장 역시 한동안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곤욕을 치렀던 것은 전부 중앙회장 직위를 이용한 이권 개입 의혹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중앙회가 각 조합에 지원할 수 있는 8조원 규모의 무이자 자금 또한 중앙회장의 권한을 뒷받침한다는 평가도 있다. 중앙회에서 받는 3억7,000만원, 농민신문사에서 받는 3억5,000만원 등 7억2,000만원에 달하는 중앙회장의 연봉 역시 ‘비상근 명예직’이라는 표현을 무색케 한다.

이런 막강한 권한 탓에 선거 당일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강력한 불법 선거 단속에도 불구하고 과열 분위기는 여전하다. 중앙선관위는 최근 상대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6명이 후보로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는 이성희(66)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최덕규(65)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김병원(62) 전 농협양곡 대표 등 3명의 후보자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이호중 좋은농협만들기 운동본부 사무국장은 “1,134명 조합장 전체 직선제가 대의원(292명) 간선제로 전환되면서 중앙회장 후보자는 소수 대의원의 기득권만 챙겨주면 당선될 수 있어 오히려 조직선거, 돈선거 분위기가 더욱 강해진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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