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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이 북 핵실험에 더 화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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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이 북 핵실험에 더 화난 이유는

입력
2016.01.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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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가장 타격을 받은 사람 중 한 명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10년 사무총장 임기 대미를 한반도 평화 메신저로 자리매김하고, 2017년 한국 대선 구도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방북 기회가 북한의 핵 도발로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반 총장의 분노는 6일 핵실험 직후 입장 표명에서도 확인된다. 반 총장은 당시 “(북한은) 더 이상의 어떠한 핵 활동도 중단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인 의무를 지키기를 촉구한다(demand)”며 “핵 실험에 반대하는 국제사회의 규범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 핵실험은) 지역 안보와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노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명백하게 규탄한다(condemn)”고 강조했다. 반 총장의 언급은 외교적 표현을 넘어,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했다는 평이다. 유엔 소식통은 “영어 성명 속의 ‘규탄’이나 ‘촉구’ 표현은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사회의 평화와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내놓을 수 있는 높은 수위의 비판”이라고 설명했다.

반 총장의 분노에는 개인적 실망감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앞서 반 총장은 한국 출신 첫 유엔 수장으로서 북한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자신의 역점 사업으로 제시해왔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나 남북관계 긴장도가 고조될 때마다 평화 메시지도 발표해왔다.

특히 지난해 5월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하는 등 유엔 사무총장 임기 중 한반도 평화 정착의 해법을 찾겠다는 노력을 지속했다. 하지만 북한이 반 총장 방북 승인을 하루 만에 뒤집는 바람에 결국 북한 방문이 무산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도 방북을 추진하다 이 사실이 국제사회에 일찍 공개되면서 북한 방문이 순연된 일도 있다. 새해 들어 세 번째 방북을 재추진 해왔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반 총장 방북은 당분간 어려워지게 됐고 총장 퇴임 후 국내 행보에도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정상원기자 ornot@hankookilbo.com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핵실험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앞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핵실험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앞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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