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보다 17.4%나 급감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6조원대 초반에 머무르며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번에는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을 메워주며 든든한 버팀목 노릇을 하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흔들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3조원, 영업이익 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실적을 8일 공시했다. 확정 실적은 이달 말 발표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52조7,300억원) 대비 0.51%, 전 분기(51조6,800억원) 대비 2.55%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4년 4분기(5조2,900억원)보다 15.31% 늘었지만 반도체 호황으로 깜짝 실적을 냈던 전분기(7조3,900억원)와 비교하면 17.46% 급감했다. 이에 따라 2014년 3분기(4조600억원)에 최저점을 찍고 상승하던 영업이익이 5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200조3,400억원, 영업이익 26조3,700억원으로 4년 연속 매출 200조원 고지를 지켰다. 그러나 부진했던 2014년 매출 206조2100원보다도 2.85% 줄어든 점이 뼈아팠다. 영업이익은 2014년 25조300억원보다 5.35% 늘었다.
4분기 영업이익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의 저조한 실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3분기 원화 약세로 발생했던 약 8,000억원의 환율 효과가 사라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3분기 3조6,600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4분기에 3조원 안팎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액정화면(LCD) TV 패널 가격이 하락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9,3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인 4,000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감소세에 접어든 스마트폰 사업의 공백을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채웠기 때문에 이제 삼성전자는 부품 사업 중심으로 봐야 한다”며 “부품 가격이 떨어진 4분기는 정보기술(IT) 시장의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여서 악재가 겹친 셈”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4분기 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미국의 대대적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를 맞아 TV, 생활가전 등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덕에 전분기(3,600억원) 대비 배로 늘어난 7,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휴대폰 영업이익은 3분기(2조4,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에 부품 가격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이고 반도체 가격 인하가 지속돼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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