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수소탄 실험이라고 주장하는 4차 핵실험을 한 지 이틀만인 8일 미국 CNN방송에 최근 준공한 ‘과학기술전당’의 취재를 허용했다. 수소탄 실험이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서방의 평가절하를 반박하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핵·경제 병진노선의 당위성과 ‘과학 입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한 선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 방송 중 유일하게 평양에서 활동하는 CNN은 이날 대동강 쑥섬에 지난 1일 준공한 과학기술전당을 취재했다. CNN에 따르면 전당 안에서는 여러 방문자가 북한 인트라넷에 연결된 컴퓨터에 앉아 열심히 좌판을 두드리며 교육관련 정보나 선전물을 검색하고 있었다.
여기서 만난 공학도인 27세 리 원씨는 4차 핵실험에 대해 “멋지다. 국가안보를 위해 매우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22세의 의대생인 이주성씨는 핵프로그램에 대해 “국가 방위를 위한 것이자 우리나라를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 제국주의자들은 늘 우리나라를 침범하려 하고 있으며 매우 공격적”이라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이번 4차 핵실험에 참여한 과학자들과 대화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북한 관리들은 거절했다. 다만, 관리들은 이번 핵실험이 “주변 환경에 미칠 방사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기술로 실험이 진행됐다”며 “장소도 과거보다 산속 훨씬 깊은 곳이었다”고 주장했다.
CNN의 취재를 안내한 북한 경호원들은 한국군이 최전방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이날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생일인 점을 지적하며 “확성기 방송은 매우 도발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은 취재진이 만난 북한인들은 서방의 추가 제재위협에 대해 그다지 우려하지 않으며 “모두 허리띠를 조여 매고 계속 미사일 프로그램을 발전시켜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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