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주간 만화잡지 샤를리에브도 편집장인 로랑 수리소가 테러 발생 1주기인 7일(현지시간) “우리는 다시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샤를리에브도는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이슬람 만평을 그렸다가 지난해 1월7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아 편집장인 스테판 샤르보니에르을 포함한 직원 10명 등 총 12명이 사망하는 테러를 당했다.
리스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만화가로 현재 샤를리에브도 편집장인 수리소는 이날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샤를리에브도는 자체 검열도 거부한다”며 “원칙과 신조를 지킨다는 차원에서 언젠가는 무함마드 만평을 다시 그릴 것”이라고 밝혔다.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수리소는 이후 샤를리에브도의 편집장에 올랐다.
수리소는 지난해 7월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과의 인터뷰에서 테러의 빌미가 된 무함마드 만평을 더는 싣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7개월 만에 입장을 바꿨다. 수리소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를 보호하는 법의 권리를 누리려면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며 “언젠가 또 비극적인 테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작업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일한다”고 강조했다.
샤를리에브도는 전날 테러 1주기 특집호를 발간하고 표지 사진에 ‘총을 멘 신(神)’의 사진을 그려놓고 “1년이 지났으나 암살자는 여전히 이곳에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 표지는 수리소가 직접 그렸다. 수리소는 이와 관련 “표지에 등장한 신은 무함마드가 아닌 모든 종교의 신”이라며 “우리 동료를 죽인 건 신에 대한 그릇된 신념”이라고 지적했다. 수리소는 “종교적 신념은 언제나 평화롭지는 않았다”며 “아마도 테러를 통해 우리는 조금은 신에게 덜 의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리소는 마지막으로 “지난해 발생한 파리 테러는 테러의 표적이 만평가뿐만 아닌 모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하면서도 “프랑스와 같은 세속적인 나라에 사는 우리는 원하는 것을 뭐든지 그릴 권리가 있다”며 테러 등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풍자만평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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