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켰으나 치사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8일 “국내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병한 것과 0.1%(4,062개 염기서열 중 8개)에서 유전자 염기서열의 차이를 보였다”며 “전파력이나 치명률 등에 유의미하게 영향 미치는 ‘변종’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민들이 우려할 수 있는 변종은 아니다라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이재면 연세대 의과대 교수) “메르스 바이러스는 2012년 처음 발견됐다. 인플루엔자는 이미 몸에 항체가 있지만 메르스 바이러스는 갓 나온 바이러스라 항체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신(新)변종이란 말이 붙고, 몇 % 변이가 있는지, 어디에 무슨 변이가 있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2015년 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지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변이가 거의 없다. 이것으로는 전파력, 치명률이 달라질 수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물론 예측이다.”
-0.1% 변이가 어떤 역할 할지 모르는 것 아닌가.
(이주실 국립보건연구원장) “0.1% 변이의 의미에 대해 미국 질병관리본부, 바이러스학회 등과 공유해 토론했다. 8개 염기서열의 차이는 있으나 독성이나 전파력 변화를 가져온다는 증거가 없다는 게 공통 의견이다. 지난해 6월에 염기서열 분석할 때 보고한 것이며, 추가 분석했으나 변화가 없어서 논문으로 발표한 것이다.”
-이전에는 99.8%가 일치한다고 발표했고, 이번에는 99.9%가 일치, 그러니까 0.1% 변이 있다고 했는데 당시에는 왜 변이라는 표현을 안 썼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직무대리) “논문에서 염기서열 차이를 ‘Variation’(베리에이션)’이라는 용어를 썼는데, 한글로 그냥 직역하면 변이다. 국민이나 언론에는 변이라고 하면 독성, 치명률 차이가 있는 변종 바이러스로 오해 할 수 있어서 그랬다. 그 때는 2번 환자 1명의 것이었고 이번에는 환자 8명의 검체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했다. 전장 염기서열 분석이 진행 중이고, 당 유전자 일부 부위를 먼저 분석해서 국제 발표를 한 것이다. 추가 연구해서 환자들 역학 특성과 연계할 것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0.1% 변이도 심각한 의미 부여할 수 있다는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직무대리) “어떤 임상 양상과 어떤 전파력으로 표현이 됐는지 등 변이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슈퍼전파자의 경우 차이는?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슈퍼전파자는 더 전파 잘 되는 바이러스 특성을 갖고 있다. 바이러스 표면 이루는 스파이크 단백질이라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갈 때 문고리를 잡는 것에 해당하는 단백질이 있다. 여기에 변이가 있으면 바이러스가 세포 감염 일으키거나 사람 간 전파력이 변할 수 있다. 특히 당 단백질 부위의 변이가 중요한데 저희가 본 환자의 바이러스 분석에 따르면 변이가 없다.”
-지금 8명 분석했는데 대상자 수 확대하는 등 구체적인 연구 계획과 그에 대한 결과는 언제쯤 나오는 건가?
(이주실 국립보건연구원장) “메르스 확진자 32명의 41건에 대한 전장 유전체가 분석 중이고, 영향력까지 계속 연구 이뤄져야 하는 거라 2016년 언제까지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국내 연구진에게 바이러스 분양했고, 추가 연구 계속 이뤄질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직무대리) “8명 환자의 바이러스 일부 유전자에 대해 먼저 발표한 것이고, 41건 바이러스의 전장 분석에 대한 추가 연구가 진행 중이다. 결과가 나오면 설명 기회를 가지겠다. 바이러스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이 중심이 돼 학회나 민간 전문가가 공동으로 규명해 예방책 마련하겠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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