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대표팀 막내 황희찬(20ㆍ잘츠부르크)이 신태용호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황희찬은 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샤밥 클럽 경기장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골을 넣지 못했지만, 대표팀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으며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UAE, 사우디와의 2차례 평가전에서 신태용호의 수확으로는 황희찬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지난 4일 열린 UAE와 경기에서 후반 16분 교체투입돼 43분에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황희찬은 사우디와 경기에서도 후반부터 그라운드를 밟으며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날카로운 돌파는 물론 동료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도 자연스럽게 해냈다. 황희찬은 자신에게 수비가 집중되면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빼주는 영리한 플레이도 선보였다. 후반 13분 연제민(23ㆍ수원 삼성)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은 김현(23ㆍ제주 유나이티드)에게 골키퍼와의 1대1 찬스를 제공했다. 그는 공격수(FW)였지만,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엄청난 활동량을 보였다.
황희찬이 신태용 감독에게 웃음꽃을 피게 했다면 김현은 신 감독에게 고민을 안겼다.
앞서 실험축구를 예고한 신 감독은 이날 김현을 원톱으로 기용했다. 신 감독은 김현에게 최전방을 맡기고 진성욱(23ㆍ인천)과 김승준(22ㆍ울산 현대)에게 좌우날개 역할을 주문했다. 4-3-3 포메이션을 가동한 것이다. UAE와 경기에서 진성욱이 원톱으로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기에 김현에게 거는 기대감도 남달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김현은 좀처럼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그는 전반 내내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원톱 공격수가 슈팅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대표팀의 공격력도 힘을 잃었다. 결국 한국은 사우디와 헛심 공방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신태용호는 지난 두 차례 평가전에서 황희찬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갔지만, 최적의 공격수 조합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공격 찬스는 많았지만,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 게 아쉽다"며 "선수들은 열심히 훈련했다. 곧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티켓이 주어지는) 3위 이내는 물론 결승까지 진출해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오는 8일 올림픽 남자축구 예선전을 겸해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12∼30일)에 출전하기 위해 카타르 도하에 입성한다. 신태용호는 14일 새벽 1시30분에 우즈베키스탄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예멘(16일 22시30분), 이라크(20일 1시30분)와 차례로 맞붙는다. 신태용호는 16개팀(4팀씩 4개조)이 겨루는 이 대회에서 3위 이내에 들 경우 리우 올림픽 출전을 확정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8회 연속 올림픽 축구 본선 진출이라는 진기록을 남긴다. 지금까지 세계 축구사에서 7회 연속 올림픽 축구 본선에 진출한 국가는 한국과 이탈리아뿐이다.
사진=황희찬-김현(오른쪽, KF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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