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NC가 공개적으로 드러낸 목표는 홈 60만 관중 유치다. FA(프리에이전트) 박석민을 역대 최고액인 4년 총액 96억원에 영입할 당시에도 기량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선수의 스타성에 주목했다.
2015년 홈 경기 관중 52만2,668명, 경기당 평균 7,259명. 팀 성적은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내는 최고의 한 해를 만들었지만 흥행 면에서는 1군 첫 해였던 2013년 52만8,739명보다 줄었기 때문에 거액을 들여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한 것도 일리는 있었다.
그러나 모든 구단의 현실적 목표는 흥행보다 우승이다. '우승은 곧 흥행'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즉 FA 몸값 거품 현상을 야기하기도 했다. NC 역시 박석민을 FA 최고액에 데려오며 주위 시선을 의식해 주목 받는 걸 조심스러워했다. 거액을 쏟은 건 팀에 가장 부족한 부분을 채워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야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NC는 2014년 창단 첫 준플레이오프, 2015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지만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지난 2년의 실패는 우승에 대한 목마름을 더욱 배가시켰다. 더구나 김경문 NC 감독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박석민이 삼성과 재계약 합의를 보지 못하고 시장에 나오자 구단 측에 발 빠른 영입 의사를 전한 이는 김 감독이었다.
NC는 박석민의 마음을 사로 잡아 리그 최고의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했다. 나성범-에릭 테임즈-박석민으로 이뤄지는 중심 타선에 이호준이 뒤를 받치는 타선을 꾸린다. NC 포수 김태군은 "(손)시헌이 형과 얘기를 했는데 이제는 우리 하위 타순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막강 화력에 박석민의 합류로 더욱 불을 지피면서 마운드 역시 기존 전력을 유지했다. 선발 원투 펀치 에릭 해커, 재크 스튜어트와 모두 재계약 했고, 토종 듀오 이재학-이태양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검증된 자원이다. 다만 손민한의 은퇴로 빠진 한 자리가 걱정이지만 이민호가 채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불펜진 또한 정상급 계투조로 우뚝 선 최금강-임창민이 버틴다. NC의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4.26으로 전체 1위, 선발(4.10)과 구원(4.50)도 모두 1위였다.
외부 환경도 NC에 호재다. NC는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은 반면 경쟁 팀들은 전력 누수가 잇달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NC를 누르고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간판 타자 김현수(볼티모어)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중심 타선에 구멍이 생겼다. 삼성도 도박 파문으로 인한 임창용 방출에 윤성환, 안지만까지 거취가 불투명하다. 넥센은 박병호(미네소타)와 앤디 밴헤켄(세이부)이 각각 미국, 일본 무대를 자리를 옮겼다. 5위로 와일드카드 티켓을 거머쥔 SK 역시 필승 계투조 윤길현(롯데)-정우람(한화)의 FA 이적 공백이 생겼다. 여러모로 NC가 2016년 대권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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