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우리 기업들이 유럽 시장을 뚫기 위한 비책으로 소비자들이 가격보다 만족도나 효용가치가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가치 소비’에 집중할 것을 강조한다. 코트라는 유럽에서 통할 수 있는 가치 소비 분야로 친환경, 안전, 문화, 고령화, 유럽연합(EU) 기금, 미래산업, 유통 등 7가지를 꼽았다.
EU 국가들은 친환경, 안전, 미래산업, 문화 같은 분야를 통해 가치 공유를 강조한다. 유럽 주요 국가들이 내걸고 있는 구호를 봐도 알 수 있다. 독일은 2012년부터 ‘인더스트리4.0’, 프랑스는 지난해부터 ‘프렌치 테크’를 외치고 있다. 전통 제조업과 IT기술을 결합시켜 생산효율을 극대화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영국과 덴마크,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친환경 차원에서 태양광이나 풍력 등 대체 에너지 산업이나 전지자동차 등 미래 산업에 관심이 많다.
유통도 마찬가지다. 신뢰를 중시하는 만큼 특정 업체와 독점적 거래를 더 선호하는 보수적 분위기 탓에 유통 시장이 다분히 폐쇄적이다. 따라서 이들과 신뢰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안경업체 반도광학이 대표적 사례다. 이 업체는 비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유럽시장을 겨냥하면서 현지 에이전트를 고용해 10여년간 색상과 디자인에서 포장까지 유럽 거래업체들과 꾸준히 협력했다. 그 결과 프랑스, 독일의 안경테 납품시장을 뚫었다.
모터사이클용 헬멧을 생산하는 홍진HJC는 앞선 품질과 낮은 가격으로 미국 시장을 석권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유럽에 진출했으나 한차례 고배를 마셨다. 유럽시장의 특성을 감안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현지 판매전략을 수립한 뒤에야 유럽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유럽의 가치를 알고 이해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유럽은 오랜 관계를 중시하는 폐쇄적 시장이라 어려운 편인데 거꾸로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 쭉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유럽에서 시장 동향을 꾸준히 연구하면서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거래선을 차츰 넓혀나가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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