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불어닥친 스마트카 열풍이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마저 점령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CES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전시장 북쪽 구역에 위치한 자동차업체들의 전시관이다. 이 곳에 자리잡은 아우디는 순수 전기차 ‘아우디 e-트론 콰트로 컨셉트’를 공개해 사람들로 북적였다. 디젤엔진 때문에 전기차를 소홀히 하던 아우디가 처음 내놓는 전기차라는 점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BMW는 건드리지 않고 손동작만으로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조종할 수 있는 ‘에어터치’ 기술을 선보였다.
특이한 것은 신생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 퓨처의 전시관이었다. 유력 자동차 메이커들이 각자 화려한 전시관을 꾸몄으나 패러데이 퓨처는 고성능 전기차 ‘FF제로1’ 한 대만 전시해 대조적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기차의 명가 테슬라의 대항마라는 점과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화려한 디자인의 경주용차여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웨스트게이트호텔에서 열린 메리 바라 GM 대표의 기조연설도 인산인해였다. 바라 대표는 전기차 양산형 모델 ‘쉐보레 볼트 EV’를 이날 처음 공개했다. 이 전기차는 한번 충전으로 약 321㎞ 이상 주행할 수 있다. 가격은 3만달러(약 3,595만원) 이하로 책정됐다. 바라 대표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전기차 시대를 열었다”고 선언해 관람객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자동차업체들의 뜨거운 열기는 CES 전시장을 찾은 구본준 LG 부회장의 발길도 돌리게 만들었다. LG그룹에서 신사업성장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구 부회장은 자동차부품 사업 등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총괄한다. LG전자는 GM의 전략적 파트너여서 볼트EV의 전력 구동계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GM 전시관을 찾은 구 부회장은 수 많은 관람객들을 보고 “볼트EV의 본네트를 열어서 우리 부품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구 부회장은 포드 관계자들을 만나 자동차 부품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자동차 기술표준을 정하는 자동차기술자협회(SAE 인터내셔널)는 CES에서 아예 별도의 포럼을 열고 자율주행차의 보안문제, 사물인터넷(IoT)과 연계 문제, 향후 자동차와 연결된 전자 기술의 표준 설정 문제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가한 미국 무역협회 모바일전자 부문장 크리스 쿡은 “스마트카 시대에 걸맞는 자동차업계와 가전업계의 협력모델, 차에 타는 사람을 인식해 개인마다 각기 다른 스마트 기능을 부여하는 최적화 능력, 기존 자동차의 스마트화를 위한 전략 등 너무나 다양한 얘기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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