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능력 사실상의 핵보유국 수준
북한이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실제 어느 정도의 핵능력을 갖췄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핵능력은 핵탄두 및 이를 적진에 실어 나를 수 있는 미사일 등 투발수단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북한은 이미 사실상의 핵보유국 수준에 올랐다는 것이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핵무기 소형화 완성 머지 않아
국방부는 2014년 12월 발표한 국방백서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명시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를 추구해온 북한의 핵능력을 국방부가 최초로 공식문서를 통해 인정한 셈이다. 핵무기의 폭발력을 유지하면서도 크기를 작게 만들수록 미사일에 실어 더 멀리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소형화는 북한의 핵능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간주돼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핵무기 소형화의 기준인 탄두 무게 1톤 이하의 단계에 이미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3~5년 정도 안에 소형화된 핵무기를 실전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은 원료인 핵물질을 확보하는데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북한이 영변의 5MW 원자로를 가동해 얻은 플루토늄은 40㎏ 안팎으로 추산된다. 통상 플루토늄 6㎏으로 핵무기 1개를 제조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6~7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더 적은 플루토늄으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어 최대 11개의 핵무기를 확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2010년 공개한 2,000개의 원심분리기를 계속 가동했을 경우 연간 30㎏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 핵무기 3~4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장거리미사일→SLBM, 핵무기 발사체의 진화
핵무기가 실제 사용되려면 투발수단인 발사체를 갖춰야 한다. 발사체가 탐지되지 않고 은밀하게 이동할수록 생존성이 높아지고 적이 느끼는 위협은 배가된다.
북한은 전략폭격기 대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주력해왔다. 스커드 BㆍCㆍD, 노동, 무수단 등이 대표적이다. 2012년 12월 북한이 위성발사라고 선전하며 발사한 은하3호는 기술적으로 볼 때 사거리가 1만㎞가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다름없다. 이에 ‘2014 국방백서’는 “북한이 5차례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시했다. 북한이 지난해 동창리 기지의 발사대를 증축한 만큼 추가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면 사거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육상에서 쏘는 탄도미사일은 한미 정보감시 자산에 위치가 노출되는 반면 SLBM은 잠수함에 싣고 다니며 바닷속에서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을 무방비로 타격하는 강점을 갖췄다. 전세계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북한의 최신무기다.
북한은 지난해 5월 SLBM 수중 사출시험에서 모의탄을 150m 날리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발사 때는 수면 위로 탄을 띄우는데 실패했고 이어 12월 추가로 발사시험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사시험 주기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북한이 향후 3년 정도면 SLBM 개발을 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LBM은 사거리 2,500㎞ 정도로 추정되는데 최소 300㎞ 이상 날아가면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소형화한 핵탄두를 장거리 발사체에 실어 위협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리 머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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