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언론들은 6일 북한 내 인공지진 발생부터 4차 핵실험 발표 소식까지 실시간으로 뉴스를 타전하며 한반도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한반도 인접국인 일본과 중국 언론들은 관련 소식을 머리기사로 다루고, 동시통역으로 생중계하는 등 주요 뉴스로 편성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12시30분(평양시간 정오)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수소탄 실험 사실을 발표하자 3분 후인 12시33분 AFP통신이 외신 중 가장 먼저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 처음 성공했다고 밝혔다”고 한줄 뉴스로 보도했다. 이어 교도통신과 AP, 신화, 로이터통신 등이 차례로 북한의 수소탄 실험 소식을 전했다. AFP와 AP 등은 “북한의 수소탄 실험은 유엔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10시30분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규모 5.1의 인공지진이 발생하자 외신들은 폭발로 인한 인공지진으로 의심된다는 중국지진센터의 반응과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하는 일본 정부의 반응을 신속히 보도했다. 이어 북한이 핵실험을 실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리 기상청의 발표와 북한이 12시30분 중대발표를 한다는 내용도 잇따라 속보로 전했다.
일본 NHK 방송은 이날 조선중앙TV의 수소탄 실험을 단행했다고 발표하는 장면을 동시통역으로 실시간 생중계하고 “북한의 우호국인 중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강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讀賣)는 홈페이지 머리기사로 조선중앙TV의 발표 내용을 올리고는 “일본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 등을 속보로 전했다. 나가사키(長崎)ㆍ히로시마(廣島) 등 2차대전 피폭지 주민들도 경악하며 북한을 비난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중국 언론들도 모든 뉴스를 뒤로 미루고 북한의 수소탄 실험 소식을 전하는데 집중했다. 홍콩 봉황망(鳳凰網)은 조선중앙TV의 발표를 실시간으로 보도한 데 이어 관련 소식을 매시간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봉황망은 “이번 핵실험은 지난해 7월28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의 발언에서 예견됐다”고 지적하며 “당시 지 대사는 ‘북한의 핵억제력은 미국의 지속적 핵위협과 적대시 정책에 따른 것으로 국가주권과 생존을 위해 불가결한 수단’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망(環球網)도 북한의 핵실험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면서 ‘북한의 핵실험은 전략적인 결정이었다’는 북한 발표를 인용했다. 중국 관영 신화망(新華網)은 “북한 당국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생일인 1월8일을 이틀 앞둔 6일을 수소폭탄 실험일로 정한 것은 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의미”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실시한 것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국제사회의 목표와 정반대로 가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북한의 핵실험을 강하게 규탄하고 제재를 실시해왔다”고 말해 이번 북한의 수소탄 실험으로 추가제재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북한의 수소탄 소식을 전하며 “미국의 외교정책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북한이 이번 수소탄 실험으로 과거와 같이 남한과 미국으로부터 정치ㆍ경제적 이득을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NN방송은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북한의 군사적 야망에 의미심장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