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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그리고 바르셀로나...몬주익의 붉은 노을 마음까지 스미다

입력
2016.01.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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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전망대에서 본 바르셀로나 도심. 노을이 붉게 물드는 저녁 무렵에 많이 찾는다.바르셀로나=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벙커전망대에서 본 바르셀로나 도심. 노을이 붉게 물드는 저녁 무렵에 많이 찾는다.바르셀로나=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이곳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건물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이곳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건물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도시를 한눈에 파악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이다. 구엘 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 걸어서 약 30분 거리의 산꼭대기 벙커전망대는 바르셀로나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대공포대가 있었고 그 이전에는 성벽이었던 곳이었다. 서울의 남산처럼 특별한 전망시설을 갖춘 것도 아니지만 지중해에서부터 산 아래까지 펼쳐지는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관광객뿐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사랑 받는 곳이다.

특히 저녁 무렵이면 시가지 오른편에서 비스듬히 비추는 노을이 하늘과 바다, 도심을 붉게 물들이는 모습이 장관이다. 흰색 건물이 많은 바르셀로나의 오래된 도심은 카멜레온처럼 주변 빛에 반응한다. 파스텔 톤으로 발갛게 번지는 노을의 8할은 흡수하는 듯하다. 해안가로 현대적인 고층빌딩이 몇 채 눈에 들어올 뿐, 기본적으로 높은 건물이 없이 바둑판처럼 가지런한 블록도 평온함을 더한다. 그래서 정면으로 보이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바로 앞에서 보다 이곳에서 더 크고 웅장하게 보인다.

에스파냐 광장에서 본 카탈루냐 미술관. 미술관 뒤편이 몬주익 언덕이다.
에스파냐 광장에서 본 카탈루냐 미술관. 미술관 뒤편이 몬주익 언덕이다.
카탈루냐 미술관에서 본 바르셀로나 시내 모습.
카탈루냐 미술관에서 본 바르셀로나 시내 모습.

반대편에서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시내 서남부 에스파냐 광장에서 카탈루냐 미술관을 따라 올라가면 몬주익 언덕이다. 벙커전망대에서 보면 해안 끝자락 낮은 구릉이다. 정상에는 올림픽 주경기장과 원형고리로 창이 통과하는 듯한 형상의 커뮤니케이션 타워는 여전히 인상적이다. 별도의 절차 없이 주경기장 관중석까지 들어가 볼 수 있고, 도로 건너편엔 한국 마라톤에 새 역사를 쓴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선수의 부조와 발자국 프린트도 볼 수 있다. 경기도에서 세운 기념비의 한글도 반갑다.

바르셀로나는 도시 규모에 비해 대중교통이 잘 발달해 있다. 도심만 치면 160만 정도이니 대전과 비슷한데 11개의 지하철과 국철이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도심과 외곽을 연결하고 있다. 10회를 사용할 수 있는 ‘T10 교통카드’(9,95유로)를 사면 1회용(2.15유로)보다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개찰구를 통과하기 전에 카드가 나오기 때문에 여러 명이 동시에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카탈루냐 광장, 에스파냐 광장을 중심으로 한 도심은 시간과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도보여행도 무난하다. 인도도 넓고 도로 사이에 공원형 산책로도 많아 도심을 걷는데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사실 이국의 정취를 제대로 느끼기에는 도보여행이 제격이다.

메시, 네이마르, 수아레즈 등 세계적 축구 스타들이 뛰고 있는 FC바르셀로나 경기를 보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찾는 관광객도 많다. 경기를 관람하려고 캄프노우 스타디움에 가는 축구 팬이라면 꼭 알아야 할 한 가지, 가방과 배낭은 절대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보관함도 맡길 곳도 없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쓰레기통에 버려진 가방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규모 관중이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고, 테러의 위험도 없애는 이중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FC바르셀로나 경기장은 대형 기념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념품을 살 계획이라면 여권은 꼭 챙겨가도록 하자. 여권이 있어야 면세혜택에 필요한 서류를 받을 수 있다.

바르셀로나=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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