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처형된 북한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1983년과 1991년 북한의 가명여권을 사용해 일본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장 전 부위원장은 1983년 4월 노래와 춤 등을 선보인 예술단의 임원으로, 1991년 9월 건설 관계 시찰단의 일원으로 각각 일본을 방문하면서 가명 여권을 사용했다. 한일 공안당국에 따르면 1983년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이 두 달간 일본에 체류한 기록이 남아있으며, 장성택은 노동당 청소년조직 간부를 맡고 있었다.
장씨가 1991년 건설시찰단 일원으로 입국한 배경에는, 1990년 자민, 사회, 조선노동당 3당의 공동선언에 따라 당시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내각의 첫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이 있다. 당시 일본에는 북한에서 온 입국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었다
장씨는 일본 방문 중 도쿄 인근 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일 공안 당국은 장씨가 당시 일본정세를 파악하고 지병 치료를 할 목적으로 일본에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로, 김정일 생전 사실상 북한의 2인자였던 장씨는 2013년 12월 ‘반당반혁명 종파분자’로 낙인 찍혀 처형됐다.
교도통신은 장씨의 방일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과 관련, 김 제1위원장도 1991년 형 정철씨로 추정되는 남성과 남미의 위조 여권으로 방일해 도쿄디즈니랜드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제1위원장이 장씨와는 방일 당시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김 제1위원장의 이복형 정남 씨로 추정되는 남성은 2001년 도미니카공화국 위조 여권을 사용해 일본 입국을 시도하다 나리타공항에서 적발돼 강제퇴거 처분을 받았다. 교도는 “일본 공안당국은 정남 씨가 이 여권을 사용해 수 차례 일본을 방문한 이력을 파악하고 있다”며 “김씨 일가의 일본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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