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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직 검사 방사청 감독관 임명만으론 못 미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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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직 검사 방사청 감독관 임명만으론 못 미더워

입력
2016.0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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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방위사업 비리를 막기 위해, 신설되는 방위사업청 내 방위사업감독관에 현직 차장급 검사를 임명하기로 했다. 방위사업 전반에 대한 검증 조사와 정보 수집 및 비리 예방이 주요 업무인데, 특히 대규모 무기도입 시 의사결정 단계마다 방위사업감독관의 결재를 받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현직 검사가 방사청 국장을 맡는 것은 물론 무기도입에 일일이 간여한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시도임은 분명하다.

그 바탕에 깔린, 방위사업 비리 근절에는 사후 조치보다 예방적 조치가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은 타당해 보인다. 아무리 비리를 잘 찾아내더라도 무기도입 결정이 내려진 뒤라면 의미가 반감할 수밖에 없다. 비리 연루자를 적발해 처벌한다 해도 이미 투입된 막대한 예산을 회수하기 어려울뿐더러 수사 진행에 따른 전력 공백도 불가피하다. 방산비리 대부분이 폐쇄적 구조에서 이뤄지는 현실에서, 외부 민간인을 감독관으로 배치해야 무기도입 과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발상과 의도가 좋다고 기대한 성과를 거두리란 보장은 없다. 군 특유의 폐쇄적 패거리 문화가 온존하는 한 시행착오만 보태게 될 것이란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방대한 영역의 방산분야를 꼼꼼히 들여다보려면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방사청에서 매년 집행하는 무기 사업은 종류만 수백 건이고 액수도 10조원을 넘는다. 현직 검사 한 명이 이 많은 사업을 일일이 결재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현직 검사인 감독관이 지나치게 법적 절차와 투명성을 앞세우다가 전력화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외부 출신 인사라지만 어차피 방사청에 소속될 감독관이 얼마나 관리감독 기능에 충실할지도 의문이다. 단지 외부 민간인으로 비리 적발에 유능한 검사를 배치한다 해서 저절로 방산 비리가 사라지리란 기대는 섣부르다. 외부 인사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게 급선무다.

방산비리는 군과 방사청, 방산업체, 무기중개상간의 뿌리깊은 유착구조에서 비롯했다. 그 한가운데는 사관학교 등 학연과 지연, 근무 연줄 등으로 얽힌 군 인맥이 있다. 선후배간의 끈끈한 결속력과 상명하복 문화가 왜곡된 형태로 나타난 게 방산비리인 셈이다. 결국은 군 인맥 중심으로 이뤄지는 방위사업 구조 전체를 점진적으로 문민화하는 게 근본적 해법이다. 방위사업감독관 검사 임명을 계기로 외부 민간전문가의 영입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방산 분야의 전문인력을 정부가 육성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차제에 특정 무기 분야의 경우 도입 업무를 외주화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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