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반대 사옥 앞 천막 농성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갈등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데 대해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문 이사장 취임으로 공단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둘러싼 갈등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는 지난달 31일 문 이사장의 취임 소식이 알려지자 전북 전주혁신도시 국민연금공단 사옥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문 이사장은 이날 노조의 눈을 피해 취임식장에 들어갔고 공단 측은 식장 출입문을 봉쇄했다.
조합원들은 ‘문형표는 이사장 자격 없다’, ‘메르스 확산 주범의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 ‘기금운용 공사화 절대 안 돼’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문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문 이사장은 4일 새해 첫 출근길에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막혀 오전 9시가 넘어서야 사무실에 들어갔다.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움직임도 빨라져 이를 둘러싼 갈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이사장은 복지부장관 재임시절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를 추진해 야당과 지역민들의 반발을 샀다.
국민연금지부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의 책임자가 공단 이사장으로 금의환향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문 이사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노조는 앞으로 시민단체와 연대해 지속적으로 피켓시위를 이어가면서 문 이사장의 사퇴 여론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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