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고의 시간은 길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출전 정지 징계에서 벗어난 이승우(18ㆍFC바르셀로나)가 족쇄를 벗고 도약의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이승우는 6일로 만18세 생일을 맞는다. 이에 따라 그의 발목을 잡았던 국제축구연맹(FIFA)의 소속팀 출전 정지 징계도 해제된다. 이승우는 2011년 ‘제2의 리오넬 메시(29)’라는 찬사를 받으며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했다. 그러나 2013년 2월 FIFA는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이적 규정을 위반했다며 이승우와 백승호(19) 장결희(18) 등에게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 때문에 이승우는 근 3년간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칠레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월드컵 등 한국 연령별 대표팀 경기에만 간간히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9월부터는 FIFA의 징계가 강화되면서 소속팀 내에서 훈련하는 것 조차 허용되지 않았고 클럽하우스에서도 쫓겨났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스페인을 떠난 이승우는 어린 시절 스승인 조덕제(51) 수원FC 감독의 배려로 수원FC에서 훈련해 왔다.
복귀를 앞둔 이승우에 대한 바르셀로나의 기대는 크다. 조셉 마리아 바르토메우(53) 바르셀로나 회장이 지난해 12월20일 일본에서 열린 FIFA클럽월드컵에 이승우를 직접 초대하며 “내년엔 이 무대에서 뛰어달라”고 말했을 정도다. 스페인 현지 언론에서는 “이승우가 실전 팀에 합류하기 위해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생일을 맞는 수요일 프로 계약을 맺을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복귀 후 이승우는 성인 2군인 바르셀로나B 또는 유소년 최상위 팀인 후베닐A를 오갈 것으로 점쳐진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승우는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다. 다음 시즌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선은 3년간의 실전 감각 공백을 메우는 게 관건이다.
징계 해제를 앞두고 3일 스페인으로 출국한 이승우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3년 동안 공백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급해하지 않고 빨리 내 모습을 되찾겠다”고 활짝 웃었다. 1군 데뷔 가능성에 대해선 “제가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승우와 함께 징계를 받았던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유스 최종 단계인 후베닐A가 가시화 되고 있다. 이르면 10일 열리는 에브로 U-18과의 경기에 출전, 기다리던 그라운드를 밟을 예정이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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