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노송동에 ‘얼굴 없는 천사’가 16년째 나타나 훈훈한 감동을 안겨준 가운데 경기 성남시 금광2동 주민센터에도 조손가정 어린이를 위해 써달라며 2년째 100만원을 몰래 놓고 간 익명의 독지가가 있었다.
5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오후 2시10분쯤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금광2동 주민센터로 찾아왔다.
그는 인감발급 창구에 검은 비닐봉지를 올려 놓고 나서 황급히 자리를 떴다.
흠칫 놀라 어리둥절해 하던 주민센터 직원이 확인해보니 봉지 안에는 5만원 권 20장과 손 글씨로 쓴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메모지에는 ‘금광2동에 사는 초등학생으로 엄마 아빠 돌아가시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어린이를 도와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두고 간 돈이 만원 권에서 오 만원 권으로 바뀐 것 말고는 1년 전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시는 2014년 12월31일에도 비슷한 시각 60대 후반의 어르신이 주민센터로 찾아와 현금 100만원과 같은 내용의 손 글씨 메모가 담긴 검은 비닐봉지를 사회복지복무요원에게 건네고 자리를 떴었다고 전했다.
금광2동 주민센터 측은 “2014년과 2015년 말 남긴 메모의 글씨체와 내용이 같은 것으로 미뤄 한 어르신이 2년째 선행을 베푼 것 같다”고 말했다.
금광2동 주민센터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조손 부모 품에서 자라는 금광2동 거주 초등학생에게 전달하기로 하고 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맡겼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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