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우체국이 야무진 알뜰폰 요금제를 공개했다. 새로운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의 골자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잦았던 '기본요금'에 대한 부담을 없앴다는 것이다.
일단 우체국 제로 요금제는 기본요금이 아예 없는 상품이다. 그런데 매월 50분 동안 음성통화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데이터 사용에 대한 기본 제공량이 전혀 없기 때문에 사용 패턴에 따라서는 함정이 될 수 있다. 데이터 사용도 필요한 이용자는 기본 요금 6000원에 음성 230분과 데이터 500MB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월 3만 9900원이면 음성 통화와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도 있다. 소비자가 본인의 사용 패턴에 맞게 선택만 잘한다면, 엄청난 가격 메리트를 제공하는 요금제다. 이에 소비자들의 반응 또한 뜨겁다. 그간 이동통신 3사가 불필요한 기본요금을 부담하게 만들었으며, 필요 이상으로 어려운 요금 체계로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접근을 차단해왔다는 비난도 불거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알뜰폰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신호일까.
알뜰폰은 제3의 사업자가 이동통신 3사의 통신망을 빌려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다. 정부가 망을 빌리는 대가를 낮게 강제한 덕에 기존 이통3사 서비스보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다. 지난 2011년 7년 처음 도입됐지만, 지원 단말기의 숫자가 현저하게 적으며 기존 서비스에 비해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지 못한 탓에 한참을 주목받지 못했다. 정부가 가계통신비 절감 방안으로 야심차게 밀어준 것 치고는 지지부진한 성과였다.
그래도 도입 4년을 넘어서야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하며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알뜰폰 자체의 활약보다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중심을 옮겨가며 반사이익을 본 셈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후로 이통사들의 경쟁 구도가 보조금 중심에서 요금제와 서비스 중심으로 이동한 지금, 파격적인 알뜰폰 요금제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다. 이 기회를 몰아 기본요금 철폐와 사용량에 따른 명확하고 경제적인 요금제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
이 분위기에 출시된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는 아주 시기적절하다. 따로 약정 가입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위약금에서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요금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단순히 알뜰폰 시장을 띄워주는 것이 아니라, 가계 통신비를 낮출 수 있는 방향으로 번지길 기대해 본다. 이통3사를 자극하는 건강한 경쟁으로 불붙기를 소망한다는 이야기다. 기본료를 없애거나 대폭 낮춘 새로운 요금제에 대해 소비자들이 보내는 관심과 찬사만 보아도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 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 하경화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웹진 기어박스(www.gearbax.com)에서 모바일 분야 최신 소식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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