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초반 강세 이변… ‘제2의 노무현’ 나오나
60세 이상 제외 높은 지지율
화이트칼라층선 60%대 압도적
“김문수 출마에 대한 반감” 해석
새누리당의 아성인 대구에서 균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구 수성갑에서 도전장을 낸 더불어민주당의 예비후보인 김부겸 전 의원이 대구에서 ‘대권굴기’를 노리며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크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의 지지율은 50.5%로 과반을 넘긴 반면 김 전 지사는 31.9%에 불과해 지지율 격차도 18.6%포인트로 벌어졌다. 특히 김 전 의원은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많게는 37%포인트, 적게는 16.9%포인트 차로 김 전 지사에게 앞섰다. 60세 이상에선 김 전 지사가 49.2%로 김 전 의원(30.5%)보다 18.7%포인트 높았다.
초반 여론조사 결과는 정치권 전체에서 이변으로 여기고 있다. 지역구도가 확실하게 자리잡은 1988년 13대 총선 이래 대구에서 진보 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만약 김부겸 전 의원이 승리한다면, 더민주가 적지 중의 적지에 교두보를 쌓는 의미가 있다”며 “새누리당에는 뼈아픈 패배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총선과 2014년 지방선거(대구시장)에 이어 세 번째 출사표를 던지며 지역주의의 벽에 도전하는 김 전 의원을 향해 야권에서는 ‘제2의 바보 노무현’이라고 부르고 있다.
닮은꼴 정치인의 대결이라는 면에서도 흥미로운 한 판이다. 김 전 지사는 경기 부천소사에서 3선을, 김 전 의원은 경기 군포에서 3선을 했다. 두 사람은 각각 경북고 51회, 56회로 고교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지역정가에서는 초반 여론의 향배를 김 전 지사 출마에 대한 반감도 일부 작용한 결과로 풀이한다. 부천소사에서 3선을 한 뒤, 경기지사까지 두 번 지낸 김 전 지사가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텃밭 지역구가 ‘무주공산’이 되자, 갑작스레 발길을 돌린 건 명분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대구정가의 한 인사는 “수성갑은 특히 ‘대구의 강남’이라 불릴 정도로 교육열과 경제수준이 높은 곳”이라며 “오피니언 리더들이 김 전 의원을 선호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김 전 의원은 화이트칼라층에서 60.2%로 전 직업층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김 전 지사는 화이트칼라층의 28.9% 지지만 얻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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