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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결혼 예능의 이유 있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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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결혼 예능의 이유 있는 추락

입력
2016.01.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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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님과 함께’에 가상부부로 출연했던 김범수(왼쪽)ㆍ안문숙 커플. 최근 김범수의 재혼 소식이 전해지며 시청자들 사이에선 진정성 논란이 일었다. 방송화면 캡처
JTBC ‘님과 함께’에 가상부부로 출연했던 김범수(왼쪽)ㆍ안문숙 커플. 최근 김범수의 재혼 소식이 전해지며 시청자들 사이에선 진정성 논란이 일었다. 방송화면 캡처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김범수 전 아나운서는 지난달 초 재혼 소식을 밝힌 직후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 10월까지 JTBC 가상결혼 예능 ‘님과 함께’에서 배우 안문숙과 가상부부로 호흡을 맞추다 하차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나온 발표였기 때문이다. 김 전 아나운서는 최근 한 예능에서 “녹화 당시엔 (현재 부인과) 아무런 사이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시청자들은 “실제 커플 같은 다정한 모습도 결국 돈벌이를 위한 쇼였다”며 허탈해했다.

가상결혼 예능이 잇따른 구설과 도 넘은 설정 등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자연히 시청률도 부진하다. 한때 각 방송사의 간판 예능으로 여겨졌던 가상결혼 프로그램이 한없이 추락하는 중이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 중인 김소연(왼쪽)과 곽시양. ‘우결’은 8년 장수프로그램이지만 현재 3~4%대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MBC 제공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 중인 김소연(왼쪽)과 곽시양. ‘우결’은 8년 장수프로그램이지만 현재 3~4%대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MBC 제공

2008년 첫 방송을 시작해 가상결혼 예능의 조상 격이라 할 수 있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는 현재 4%대 시청률로 지상파 3사 동시간 대 꼴찌로 전락했다. 시즌4까지 제작되며 명성을 이어가나 했지만 지난 몇 년간 ‘식상한 포맷에 억지 감동’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시청률 부진의 결정적인 요인은 역시 출연자들의 스캔들이다. 지난해 초 ‘우결’에서 하차한 배우 홍종현과 김소은은 출연 중 각자 다른 연예인과 열애설에 휩싸여 시청자들로부터 “진정성이 없다”는 원성을 샀다. 현재 JTBC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과 TV조선 ‘애정통일 남남북녀’(이하 ‘남남북녀’)가 ‘우결’의 중년 버전과 통일 버전으로 명맥을 잇고 있지만 이마저 1~2%대의 시청률에 그치고 있다.

TV조선 ‘애정통일 남남북녀’의 한 장면. 양준혁은 가상부부로 등장하는 상대 여성에 대한 성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애정통일 남남북녀’의 한 장면. 양준혁은 가상부부로 등장하는 상대 여성에 대한 성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방송화면 캡처

더욱이 남한의 노총각 연예인과 젊은 탈북 여성 간의 가상 결혼을 그린 ‘남남북녀’는 도 넘은 스킨십과 성적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양준혁이 탈북 여성 김은아에게 “내가 마흔은 넘었지만 너 하나 정도는 우습다” “너 임신한 것 아니냐”등의 수위 놓은 발언을 하자 시청자들은 “예능이 아니라 성인드라마 같다” “15세 관람가 맞나. 불쾌해서 리모콘을 돌렸다”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리얼함을 가장한 환상이 오랜 기간 반복되다 보니 결국 한계가 온 것”이라며 “시청률을 위해 (‘남남북녀’처럼) 결국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부분들만 남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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