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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급 상향 스피드 하락, 중량급과 연습으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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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급 상향 스피드 하락, 중량급과 연습으로 극복"

입력
2016.01.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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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에 출전한 이대훈(오른쪽ㆍ한국가스공사)의 경기 모습.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지난해 12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에 출전한 이대훈(오른쪽ㆍ한국가스공사)의 경기 모습.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이대훈(24ㆍ한국가스공사)은 현존 한국 남자 태권도의 ‘원톱’이다.

그는 한성고 3학년 때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63kg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이대훈은 한국 태권도 대표 선수 12명 중 최연소이자 유일한 고교생이었다. 이어 2011년 경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때 같은 체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세계 무대도 평정했다.

이후 이대훈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체급을 58kg급으로 한 단계 낮췄다. 세계선수권이나 아시안게임에서 태권도는 남녀 8체급씩, 총 16체급으로 나눠 치르지만 올림픽에서는 절반인 남녀 4체급씩, 8체급으로만 구분하는데 이대훈은 63kg급이 없는 올림픽 체급 가운데 68kg급으로 올리는 대신 58kg급으로 낮추는 쪽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대훈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올림픽마저 제패했다면 약관의 나이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지만 체중 감량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4년간 절치부심하며 완숙미를 더한 이대훈은 8월 리우 올림픽에서 체급을 68kg급으로 올려 그랜드슬램에 재도전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멕시코에서 열린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파이널 68kg급 결승에서 사울 구티에레스(멕시코)를 연장 접전 끝에 8-7로 꺾고 우승을 차지,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서면서 체급별 6위까지 주어지는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이대훈은 한때 태권도장을 운영했던 아버지 이주열(46)씨의 영향으로 다섯 살 때 도복을 입었다. 성산초등학교 5학년 때 태권도부가 있는 중계초등학교로 전학해 본격적인 태권도의 길을 걸었다.

182㎝의 이대훈은 68kg급에서도 키가 큰 편이다. 유연성이 좋고 하체가 길어 얼굴 돌려차기 등 안면 공격이 트레이드마크다. 특히 전자호구 시스템에 대한 적응력이 빨라 리우 올림픽에서 또 한번 변화가 예고된 새 시스템에서도 이대훈에 대한 기대는 높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강력한 타격을 해야 득점이 인정되는 새로운 전자호구 시스템을 리우 올림픽 때 채택하기로 했다. 종전엔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득점이 되면서 논란이 됐던 부분이다. 멕시코에서 열린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시범 운영됐는데 새 전자호구에 적응하지 못해 무득점 경기가 속출했지만 이대훈은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이대훈은 “기존의 전자호구가 키가 큰 선수에게 절대 유리했지만 리우 올림픽 땐 달라질 것”이라며 방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대훈은 “7개월여 남은 올림픽을 위해 이기는 경기보다 잘 하는 경기를 위해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체급을 올려 신장과 파워 면에서 힘들기도 했지만 체중을 늘리면서도 스피드가 느려지지 않기 위해 중량급 선수들과 많이 연습하며 극복했다”고 4년 전 체급 변경의 실패는 두 번 다시 없을 것임을 자신했다.

한국은 리우 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5체급(남3, 여2) 출전권을 확보했다. 올림픽 태권도는 그 동안 한 국가에서 최대 남녀 2체급씩만 출전할 수 있었지만 리우 올림픽부터는 랭킹에 따라 한 나라에서 4명 넘게 출전할 수 있다.

올림픽 때마다 ‘종주국의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안고 뛰어야 하는 이대훈이기에 어깨는 더 무겁다.

박종만(56) 태권도 대표팀 감독이 꼽는 이대훈의 장점은 검증된 기량 외의 성실성이다.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이른바 ‘겉멋’이 들지 않았다. 박 감독은 “지금도 (이)대훈이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주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운동에만 열중한다”면서 “나이로나 기량으로나 (이)대훈이는 지금이 전성기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만 하면 금메달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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