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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느끼는 병원이라는 인식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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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느끼는 병원이라는 인식수준!!

입력
2016.01.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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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시향의 정명훈 예술 감독이 사임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전 서울 시향 박현정 대표와 정명훈 감독 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일년 전 박현정 대표는 성희롱 및 폭언 등 비인간적 처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사임했다. 그런데 최근 고발이 허위로 밝혀지고 그 사건의 배후에 정명훈 감독의 부인이 연루된 정황이 밝혀지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이 사건을 보며 박현정 전 대표와 정명훈 감독이 서로에 대하여 적대적인 관계로 부딪히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일년여 간의 서울 시향 사태의 본질은 합리성을 중시하는 기업가적 의지와 자유분방함을 선호하는 예술가적 기질의 충돌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 해방 후 급속한 산업화가 이뤄지며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리고 자본 운영 시스템에 대한 투명성·합리주의와 과거로부터 이어온 사적 정서적 유대감이 충돌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충돌은 의료 분야에서도 자주 발견 된다.

전국 병원 곳곳에서는 응급실에서 진료 후 진료비를 내지 않고 오히려 병원을 비난하는 경우를 만날 수 있다. 또 외래에서 주사·약처방을 하지 않는 경우 진료비를 내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환자들 일부는 사람 생명을 돈으로 받으려 하느냐며 진료비를 내지 않는 것을 당연시 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이러한 무상진료에 대한 태도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병원에 대한 인식의 뿌리는 서구와 한국 병원의 역사 차이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상 최초의 병원은 기원전 7세기 무렵 에게해 연안의 에페소스 등의 그리스 도시 국가의 환경이 좋은 지역 여러 곳에 세워진 아스클레피온이라는 일종의 치료겸 휴양소였다.

아스클레피우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죽은 사람도 살리는 의술의 신으로서 그의 이름으로 많은 곳에 병원이 세워져 여러 치료가 시행되었으며 기본적으로 유료로 운영되었다. 서구권의 병원은 이후 중세를 거치며 많은 변화를 보였고 1800년대 말부터 미국에서 집중 요양 및 치료 기관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게 된다. 그중 유명한 병원 시설로 오늘날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메이요 클리닉'과 제7일 안식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배틀크릭 요양원'이 있다. 배틀크릭 요양원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켈로그를 만든 닥터 켈로그가 한때 소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서구병원들은 긴 세월을 거치며 의료 발전뿐 아닌 산업적 측면에서도 세계적 병원으로 성장했다.

반면 한국 병원 역사는 서구 사회와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인다. 구한말의 광혜원이나 제중원이 생기기전 한국 사회에는 기록된 상설 병원이 존재하지 않았다. 조선시대에는 콜레라·천연두 등의 감염병이 수시로 전국에 창궐했고 그때마다 관아나 서원 등 공공 장소에서 구휼소 차원의 임시 병원이 치료를 시행했다. 이후 구한말 서양 선교사가 주축이 된 한국 최초의 병원인 광혜원과 제중원이 생겼으나 이 역시 무상 치료가 원칙이었다. 서구와 한국 사회의 병원에 대한 역사가 다르다.

여전히 한국인의 심성에는 무상 치료에 대한 의식이 남아있어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비로 인한 시비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문제 역시 한국 사회 발전 단계에서 문화적 충돌 현상의 한 측면이다. 오늘날 의료는 질병이나 외상에 대한 단순한 치료에 머물던 과거와 달리 세계적으로 격화된 산업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고 미래 인간의 삶에 획기적 변화를 주는 영역으로 주목 받고 있다. 미래산업이기 때문이다. 발전하려면 첫째 국민의 의료 문화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고, 또 우리 사회에 아직도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환자들에 대하여 의료인과 사회가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시대와 문화가 충돌하는 문화지체 현상을 빨리 수습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재훈 원장은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병원 대표원장으로 정형외과 전문의다. 관절과 척추가 전문과목이고 정형외과 관련 스포츠의학에도 조예가 깊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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