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건창(왼쪽부터)-나지완-최정-이진영.
아픔의 '이유'는 달랐지만, 마음 속엔 모두 '칼'을 품었다. 2015년 나란히 씁쓸한 기억을 쓴 이들이 2016시즌을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악몽'을 털어내고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넥센 서건창, MVP 영광 재현
서건창(27)은 2015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시작했다. 2014년 단일 시즌 최초로 201안타 고지를 밟으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MVP의 영광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해 4월9일 두산전에서 상대 내야수 고영민과 충돌해 오른 무릎 후방십자인대 부분 파열 부상을 당했다. 6월 말 복귀했지만 도루 시도 자체가 줄어드는 등 좀처럼 예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팀의 주장으로 선출됐다. 서건창은 "주장을 맡게 될 2016시즌이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설레고 기대되기도 한다"며 "주장으로서 조금 더 솔선수범하고 나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올 시즌을 보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KIA 나지완, 비난을 찬사로?
나지완(31)에게 지난해는 '악몽' 그 자체와도 같았다. 타율 0.253, 7홈런 31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특히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를 받은 뒤 슬럼프에 빠지자 그를 향한 비난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매서워졌다. 프로 데뷔 후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2016시즌 재기를 향한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스스로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여기에 올 시즌이 끝나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까지 얻는다. 보통 예비 FA의 연봉 협상에서 각 구단은 '예비 FA 프리미엄'을 얹어 주곤 한다. 하지만 그는 이번 겨울 오히려 지난해 2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 깎인 2억 원에 계약했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 더욱 이를 악물 수밖에 없다.
◇SK 최정, '건강한' 86억원 사나이
최정(29)은 2014시즌이 끝난 후 당시 FA 야수 최고액인 총액 86억원에 계약했다. 기대와 믿음이 담겨 있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2015년 최정은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으로 1, 2군을 오르내리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중심타선을 책임질 최정이 침묵하면서 SK도 힘겨운 시즌을 이어나가야 했다.
SK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윤길현(롯데)과 정우람(한화) 등 필승조가 빠져나가면서 마운드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백을 메우고 버텨내기 위해서는 타선이 더욱 힘을 내줘야 한다. 결국 지난 시즌 제 몫을 다하지 못했던 최정이 어떤 활약을 해주느냐에 따라 SK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
◇kt 이진영, '국민 우익수' 이름으로
이진영(36)은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에서 kt로 팀을 옮겼다. 예상치 못했던 새 출발이다. 2008년 FA 자격으로 LG로 이적한 그는 2014년부터 주장을 맡는 등 팀의 중심축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타율 0.256, 9홈런 39타점에 머물렀고, 리빌딩에 들어선 LG는 그를 떠나 보냈다.
절치부심이다. '국민 우익수'라는 자신의 별명에 걸맞은 활약으로 부활을 노리고 있다. 막내 kt에서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으로서 해줘야 할 역할도 크다. 벌써 굵은 땀 방울을 흘리고 있다. 최근까지 일본 도쿄에서 개인 훈련과 부상 부위 치료를 받는 등 새로운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