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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한파 온다는데 강남은 ‘콧대 분양’ 여전

입력
2016.01.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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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내걸린 시세표를 보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한 시민이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내걸린 시세표를 보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3.3㎡당 4,000만원↑…“강남은 무풍지대” vs “위험 닥칠 것”

1월 중 대림산업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할 예정인 ‘아크로리버뷰’는 분양가가 3.3㎡당 4,300만~4,500만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서 GS건설이 공급 예정인 ‘신반포자이’ 역시 3.3㎡당 4,300만원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가격으로 확정될 경우 두 단지는 일반 아파트 분양가 중에서 사상 최고가를 찍게 된다.

주택시장에 ‘한파주의보’를 알리는 경고음이 연일 울리고 있지만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 3구의 분양가는 여전히 고공비행 중이다.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분양가를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가 전국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유독 강남권에선 고분양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고분양가로 공급한 강남권 아파트가 계약 완판에 실패하고 분양권 시세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자칫 거품 가격이 붕괴되면서 충격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강남 3구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797만원으로 2014년 3,152만원에 비해 20.5%(645만원)가 치솟았다. 이 기간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6.5%)을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 상승률(5.1%)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공급한 아파트 중 분양가 상위 10위 안에 강남 3구에 있는 단지가 7개나 포함됐다. 1위 반포래미안아이파크(4,257만원)와 2위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4,094만원)은 3.3㎡당 4,000만원이 넘으며 분양가 4,000만원대 시대를 열었다. 분양시장이 호황기를 맞은데다 4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재건축 조합이 일제히 일반분양 물량의 분양가를 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강남권 단지의 고분양가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3개 단지와 서초구 잠원동 2개 단지에서 총 916가구가 일반 분양될 예정인데 모두 3.3㎡당 3,500만 이상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강남권 재건축단지는 수요에 비해 일반 물량이 적어 희소성이 있는데다 학군을 찾아 전ㆍ월세를 찾는 사람도 많아 수익형부동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고분양가가 유지되는 측면이 있다”며 “더구나 다른 사업장과 달리 조합원들이 분양가 책정의 주도권을 쥐고 있어 분담금을 낮추기 위해 일반 물량의 분양가를 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엔 ‘강남불패’에 대한 기대감도 적잖이 반영돼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분위기가 좋았던 작년과 달리 올해 이후 주택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당장 고분양가로 인해 계약이 미달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반포래미안아이파크는 청약 당시 평균 12.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지만 지난해 12월 8~10일 계약을 진행한 결과 초기 계약률이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 역시 초기 계약률이 50%대에 불과했다. 강남권 주택 거래량도 하향 곡선을 긋고 있는 중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3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6월 1,986건에서 12월 1,695건으로 반년 새 14.7%가 떨어졌을 만큼 감소세가 확연하다.

더 큰 문제는 강남권 고분양가가 인근 지역에까지 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강남권 고분양가가 강남은 물론 주변 지역의 집값을 끌어올리고, 이것이 서울과 수도권 집값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강남의 콧대 높은 분양가 책정은 그 상징성 때문에 다른 지역에까지 거품 가격을 만들 수 있는 파급효과를 지닌다”며 “분양가상한제마저 폐지가 됐으니 시장 상황에 따라 자칫 그 후유증이 만만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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