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되는 신차들을 정의하는 키워드는 친환경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전기차(EV), 하이브리드(HEV),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 자동차는 배터리와 모터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기존의 밋밋한 주행성능에서 벗어나 경제적이면서 운전의 재미를 갖춘 신차들로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디젤 엔진의 전유물이었던 SUV는 친환경 엔진까지 갖춰 다양한 모델로 승부수를 띄운다.
친환경차 가격 혜택은 지속된다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던 친환경차 세금 혜택이 2018년까지 연장됐다. 따라서 HEV, PHEV 개별소비세 5%(130만원 한도)와 취득세 7%(140만원) 감면, 구입보조금(HEV 100만원, PHEV 500만원) 지원 등을 올해도 받을 수 있다. 반면 일반 승용차의 개소세 인하 정책은 지난해 말로 종료됐다. 그만큼 친환경차 세금 혜택이 더 커 보일 수 밖에 없다.
호재를 키우기 위해 자동차 업계는 친환경 신차를 대거 출시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달 출시하는 현대차의 세단 ‘아이오닉’이다. 친환경차에 최적화된 차체와 엔진, 변속기를 장착해 토요타의 ‘프리우스’를 정면 겨냥한다. HEV, PHEV, EV 등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차는 친환경 전용 SUV인 ‘니로’를 상반기 중 내놓을 계획이다.
GM은 전기차 ‘볼트’를 상반기 국내 출시한다. 1.5ℓ 가솔린 엔진은 구동에 관여하지 않고 오로지 발전만 한다. 1회 충전으로 80㎞를 주행하고 엔진으로 충전하면 640㎞ 이상을 달릴 수 있다.
배출가스 조작 사태를 겪었던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는 PHEV ‘A3 스포트백 e-트론’을 내놓는다. 1.4ℓ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가 결합돼 총 204마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시간(제로백)은 7.6초, 최고속도는 222㎞여서 동급 최강의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BMW가 상반기에 SUV인 ‘X5 xDrive 40e’와 3시리즈 세단 ‘330e’, 하반기에 7시리즈 ‘740e’ 등 PHEV 신차를 속속 출시한다.
더욱 화려해진 SUV 라인업
지난해 자동차 시장을 이끈 것은 SUV였다.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 3대 중 1대(35.3%)를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올해도 점유율이 37%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여세를 몰아 국내 SUV 시장은 새해 벽두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달 중 대형 SUV인 M 클래스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 GLE와 중형 SUV GLK의 풀체인지 모델 GLC를 선보인다.
1분기 출시되는 시트로엥의 ‘C4 칵투스’는 평소 소형 SUV 구입을 생각한 소비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전ㆍ후ㆍ옆면에 들어간 에어범프가 특징이다. 에어범프는 내부에 에어 캡슐이 들어있어 외부 충격으로부터 차체를 보호하는 동시에 독특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세계 최초로 조수석 에어백을 지붕으로 옮겨 대시보드 수납공간을 8.5ℓ까지 확보했다.
동급에서는 상반기 출시 예정인 쌍용차의 ‘티볼리 롱바디’가 더욱 넓어진 실내 공간으로 인기를 이어갈 태세다. BMW는 ‘X1’의 풀 체인지 모델로 소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국산 대형 SUV를 대표했던 기아차의 ‘모하비’가 생산 중단 6개월 만인 2월에 개선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견고한 차체와 더 강인해진 디자인에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3.0ℓ 디젤 엔진이 장착된다.
올해 신차 60여종 출시…경쟁 치열
세단 시장에서는 르노삼성의 ‘탈리스만’이 3월 출시를 앞두고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첫 선을 보인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앞 범퍼를 파고 든 주간 주행등과 대형 화면을 장착한 실내 인테리어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중대형급 차체에 1.6ℓ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면서도 제로백이 7초대에 불과해 경량화와 동력성능이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기아차는 1월 신형 ‘K7’으로 기선 제압에 나선다. 2009년 첫 차 출시 이후 7년 만의 풀 체인지 모델이다. 신형 K7은 출시되기도 전인 지난해 말 삼성그룹 상무 승진자의 절반 이상이 임원 차로 선택해 주목을 받았다.
올해 신차 출시 경쟁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국내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올 한 해 수입차 50여종, 국산차 11종 등 총 60여종의 신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출시된다”며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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