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북한의 조선상업회의소와 본격적으로 교류 물꼬를 트겠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북한과의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털어 놓았다. 그는 최근 대한상의 출입기자단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은 시장경제로 이행이 시작된 상태”라며 “북한 제품의 원산지 증명을 통한 수출 지원, 탄소배출권 거래 등 구체적인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북한의 변화를 ‘장마당’을 통해 설명했다. 일종의 사설시장인 장마당과 사기업들이 생겨 상업적 거래가 이뤄지는 지방에서 오히려 주민들의 소득이 높고, 자기 생계형 사업을 하지 못하는 평양에 도시빈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 정부가 장마당을 허용해 느슨한 형태로 세금을 걷고 있다”며 “북한의 휴대폰 보급대수가 280만대 이상인데 수요가 많아 (물건이)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우리 정부는 북한 전역에 300여곳의 장마당이 형성돼 있고 하루 100만~180만명의 북한 주민이 이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장마당은 비공식 암시장까지 합해 750여개이며 생필품 외에 햄버거, 피자, 손세차장, 정육점, 자전거 판매점, 애완견, 태양광 판매 등 새로운 장사 아이템이 등장하고 있다. 박 회장은 “북한의 체제가 불안할 것이라는 인식을 달리해야 할 것 같다”며 “급변에 대비한 시나리오 대신 경제협력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상업회의소(ICC) 집행위원인 박 회장은 관련 네트워크를 통해 ICC 멤버인 조선상업회의소와의 교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조선상업회의소가 발행한 원산지 증명을 근거로 대한상의가 북한산이라는 원산지 증명서를 발행해 활용할 수 있다”며 “한국의 다양한 무역 거래선을 활용해 북한 제품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개무역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후협약에 따른 탄소 배출권도 산업화가 덜 된 북한에서 사올 수 있다”며 “지금 북한과 함께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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